(영상)교육단체 "대입 상대평가 위헌"…헌법소원 청구
"학생들 건강권·행복추구권·교육권 짓밟아"
변호사 90명도 "헌법 10조·31조 등 위반"
2022-11-10 16:24:38 2022-11-10 22:22:56
 
[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한 시민단체가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일주일 앞두고 지금과 같은 상대평가 방식의 대입 체제는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헌법소원 청구를 했다. 변호사 90명도 상대평가가 위헌임을 선언하고 헌법소원 청구에 대해 지지하고 나섰다.
 
교육 분야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1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대입 상대평가 헌법소원 청구 및 90인 변호사의 위헌 선언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살인적인 대입 상대평가는 학생들의 건강권과 행복추구권을 무참히 짓밟고 있다"며 "또한 대입 상대평가가 학생(청구인)들의 학습 의욕을 상실시키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 자체를 거세시키는 등 진정한 교육권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입 상대평가가 야기한 경쟁 교육에 대한 고통이 대한민국의 미래인 청소년들에게 안기고 있는 인권 침해 수준의 현실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헌법소원과 위헌 선언에 나서게 됐다"면서 "우리는 학생들에 대한 기본권 침해를 두고 볼 수 없다. 헌법재판소가 우리 학생들의 교육권·행복추구권·건강권·수면권·여가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현재 수능에서는 영어와 한국사 영역만 절대평가이며 국어·수학·탐구 영역은 상대평가다.
 
변호사 90명도 대입 상대평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위헌임을 선언했다. 박다혜 변호사는 "폭력적인 경쟁 교육이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추구권 및 교육권 나아가 생명권마저 무참히 짓밟고 있다"며 "지금도 입시 경쟁의 억압으로 많은 학생들이 안타까운 선택을 고민하거나 시도하고 또 죽어간다. 그 주범 중 하나가 상대평가로 인한 끝없는 경쟁 체제"라고 꼬집었다.
 
우리 헌법 제10조에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헌법 제31조에는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했다. 대입 상대평가가 이러한 헌법 제10조와 제31조를 위반했다는 게 박 변호사의 주장이다.
 
아울러 그는 대입 상대평가가 교육기본법 제2조도 위반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교육기본법 제2조는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 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데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대한민국 아동들의 보고서를 검토한 UN 아동권리위원회는 한국 교육의 목적은 명문대 진학이라고 지적한다"면서 "대한민국 오늘의 입시 경쟁을 만든 대입과 상대평가는 법치주의에 위반된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고등학생이었던 대학생 이현우(20) 씨도 자신이 실제로 느꼈던 현재 교육 시스템의 문제점을 이야기했다. 그는 "우리 학생들은 학교에서 너무나 많은 경쟁의 문화와 분위기를 배운다"며 "고등학교 때 시험을 치고 나면 주변 친구들 모두 시험 망했다고 힘들어하지 시험 잘 쳤다고 행복해하는 친구는 본 적이 없다. 이런 게 축적되다 보면 우리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지금의 경쟁 교육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토로했다.
 
기자회견 후 사걱세 공동대표인 홍민정 변호사와 박다혜·박은선 변호사는 헌법재판소 민원실을 방문해 대입 상대평가 헌법소원 청구서를 제출했다.
 
교육 분야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변호사 90명이 대입 상대평가를 위헌이라고 선언하고 헌법소원을 청구했다.(사진 = 장성환 기자)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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