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외교장관, 자국 인권 문제 지적에 "오만하다"
FIFA "축구는 정치적·이념적 다툼에 휘말려선 안 돼"
2022-11-07 14:56:57 2022-11-07 14:56:57
(사진=연합뉴스) 카타르 도하 시내에 설치된 월드컵 관련 표지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을 2주 앞으로 남겨둔 가운데 카타르 외교장관이 이주노동자 착취 등 자국 내 인권 문제를 지적한 이들에게 "오만하다"고 지적했다.
 
6일(현지시간)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 싸니 외교장관은 이날 방송된 영국 뉴스 채널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서방국들이) 중동의 작은 국가가 월드컵을 개최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어 그러는 것"이라며 일각에서 제기된 카타르 월드컵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를 "오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비판론자들을 겨냥해 오만하다고 비난했다.
 
앞서 카타르에서 남녀 간 손을 잡는 것도 불법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모하메드 장관은 월드컵 기간에 한해 공공장소에서 손을 잡는 행위가 허용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발언을 두고 "손잡기는 공공장소에서의 애정 표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성 소수자 차별 우려에 대해서도 "공공장소에서의 애정 표현은 모든 사람에게 금지된 것"이라며 성 소수자에 한정된 내용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월드컵 경기장 건설 등에 동원된 다수의 이주노동자가 여권을 압수당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은 채 사망한 것에 대해서는 "이미 (보상 기금) 3억5000만달러(약 4931억원)가 투입됐다"며 "기금 집행에 문제가 있으면 얘기해달라"고 설명했다.
 
모하메드 장관의 이날 발언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자제 요청에도 영국 축구계 간부들이 카타르의 인권 문제를 계속 제기할 의사를 밝힌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스카이뉴스는 전했다.
 
독일축구협회(DFB)의 베른트 노이엔도르프 회장은 지난 7월 여성·성 소수자 인권과 언론 자유 등을 언급하면서 "카타르 월드컵이 가장 논란이 많은 대회가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번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인권 논란이 꾸준히 이어지자 FIFA는 최근 32개 참가팀에 서한을 보내 "축구는 정치적·이념적 다툼에 휘말려선 안 된다"라며 "축구에 집중하자"고 권고한 바 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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