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는 13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주 기준금리를 단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국내 금융·외환시장에서도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승헌 부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해 추석 연휴 기간 중 국제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 부총재는 "미 달러화지수(DXY)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매파적 발언,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둔화 기대 등으로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높은 인플레이션 지속에 대응한 미 연준, ECB 등의 통화 정책 긴축 기조가 가팔라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일본의 엔화가 빠른 약세를 나타내고 중국의 경기 하강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국내 금융·외환시장에서도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며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자본 유출입, 원·달러 환율 등의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 부총재는 추석 연휴 기간 중 국제금융시장 흐름에 대해서는 대체로 시장의 예상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ECB의 통화정책회의 결과(0.75%포인트 인상),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컨퍼런스 발언 등이 매파적인 것으로 평가됐지만 시장의 예상에 대체로 부합했다"며 "주요국의 가격변수 변동폭이 제한적이었다"고 분석했다.
ECB는 추석 연휴 기간인 8일(현지시간)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5%에서 1.25%로 0.75%포인트 높였다. 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ECB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승헌 부총재는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해 추석 연휴 기간 중 국제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은 서울 한 은행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