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 성산대교에서 발견된 바닥판 균열은 시공 과정이 문제였던 것으로 드러났지만 안전성과 내구성에는 이상이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시는 성산대교 성능개선공사 중 발견된 프리캐스트 바닥판 균열에 대한 '성산대교 안전성 검증 합동 조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정밀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표면에 드러난 균열은 0.4∼0.6㎜였으나 실제 균열 폭은 0.2㎜ 이하로 안전성과 내구성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가건설기준에 따른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의 허용 균열폭은 0.3㎜ 이내다.
조사단은 균열 발생이 가장 심한 남·북단 구간을 선정해 바닥판 하부 균열부에 0.001㎜ 단위로 측정 가능한 정밀계측기를 설치하고, 균열부에 색상 있는 에폭시(열경화성 플라스틱 종류)를 주입해 시료를 채취하는 방식으로 균열폭을 정밀 측정했다.
또한 도로 통행이 허용되는 최대 하중인 총중량 40톤의 덤프트럭 2대를 통과시키는 방식으로 교량이 힘이나 무게를 견디는 정도를 조사하는 재하시험도 실시했다. 시험 결과통행 하중의 트럭이 실제로 지나가도 안전성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조사단은 설명했다.
균열은 안전성과 내구성에는 문제가 없는 수준이지만 시공 과정은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균열은 공사 중 통행차선 확보를 위해 임시 배치된 바닥판 위에서 대형크레인이 가설 작업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임시로 설치된 바닥판에서 작업을 하다보니 불규칙한 들뜸이 발생해 균열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조사단 위원장인 김상효 연세대 명예교수는 "교체가 완료된 바닥판 위에서 크레인이 작업한 구간은 균열이 전혀 안 생겼다"며 "말하자면 부실시공으로, 정상적 시공을 했으면 균열이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실제 균열보다 표면에 보이는 균열이 큰 이유는 바닥판 교체 후 기존 도장(페인트)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균열 부위가 손상을 입어 표면 균열폭이 커졌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기존 도장을 제거할 때 소형 쇠구슬(강재볼)을 강한 압축공기로 분사하는 ‘블래스팅 공법’이 사용됐는데 이때 미세한 균열의 표면이 손상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단에 따르면 이 작업은 바닥판에 보호막을 완전히 설치한 뒤 진행해야 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단은 균열 정밀조사 과정에서 바닥판과 지지 거더 사이를 결합시키는 몰탈 충진이 부족한 부분도 발견했다. 시는 해당 구간에 대해 즉시 보수하고 성능검증실험을 실시했으며 바닥판과 거더의 결합이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 시는 전체 구간에 대한 정밀조사와 충진 보완공사를 11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김 교수는 "다행히 균열은 구조적 손상이 아닌 콘크리트 구조물에서 통상적으로 생길 수 있는 균열"이라며 “안전성 검증은 정밀하게 조사한 객관적 결과로 시민들께서는 안심하고 이용하셔도 된다”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3월24일 서울 성산대교 바닥판 균열 현장을 방문해 균열이 생긴 교량 하부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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