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민주당 의원이 지난 4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검수완박' 관련 검찰청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상정된 제 395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뒤를 이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친노(친노무현)와 친문(친문재인) 계보를 잇는 김종민 민주당 의원이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를 ‘벌거벗은 임금님’에 비유하며 강한 불쾌감을 표했다. 우 위원장이 당헌 80조 개정에 반대하는 의원들을 향해 ‘기소 가능성은 친문계가 더 많다’고 반박한 데 따른 재반론이다. 김 의원은 이재명 당대표 후보를 위한 개정임에도 당 지도부가 솔직하지 못하다고 날을 세웠다.
김 의원은 17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당헌 80조 1항 개정이 이재명 후보를 위한 게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당 지도부를 보면 벌거벗은 임금님 같다”고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전날(16일) 당직자의 직무 정지 기준을 ‘기소’에서 ‘하급심(1심) 금고 이상 유죄 판결’로 변경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그러자 반명(반이재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재명 방탄용”이라는 반발이 터져나왔다. 의원총회에서 전해철, 조응천 의원이 전준위 결정을 강하게 비판한 데 이어 이원욱 의원을 중심으로 3선 의원들이 긴급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우 비대위원장은 전날 자당 의원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이재명 지키기’라고 하는데 사실은 기소될 가능성이 있는 의원들은 친문(친문재인) 성향의 의원들이 더 많다”고 주장해 논란을 야기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우리가 아무리 옷이 예쁘다, 조금 멋진 옷을 입었다, 주장해봐야 국민들은 ‘민주당은 벌거벗었다’고 이야기할 것”이라며 “당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은 이 후보가 사전작업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은데, 계속해서 우리는 아니다라고 말하는 게 벗거벗은 임금님 같다”고 직격했다.
이어 “이 후보를 위해 당헌을 고친다면 오히려 이 후보에게 더 안 좋을 것”이라며 “윤석열정부 검찰의 무리한 기소라면 국민이 다 알고 친명·비명이 다같이 힘을 합쳐 싸울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후보를 위해 민주당이 당헌을 고친다고 국민들이 생각하게 되면 앞으로 조그마한 사실관계가 나오더라도 민주당에게는 큰 부담이 된다”며 “이재명을 위해 민주당이 저런 주장과 방어를 하는구나 라는 판단으로 국민에게 신뢰를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의원은 “당헌 개정에 반대하는 3선, 초·재선 의원들 의견이 비상대책위원회에 전달됐기 때문에 비대위에서 당헌 개정안을 통과시키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많은 의원들이 정말 많이 우려하고 있다”고 내부 기류를 전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취임 100일을 맞은 윤석열정부에 대해 “국민들도 걱정을 많이 하고 있지만 야당도 상당히 당혹스러울 정도로 정부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정책을 하더라도 국민들이 비판해서 추진이 안 되는 상황이 우려된다"며 국정동력 상실을 걱정한 뒤 "국민 지지도만 따지면 100점 만점에 20점대”라고 말했다. 이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긍정평가 지수와 비슷한 수치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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