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인천 검단신도시 '왕릉뷰 아파트' 건설사들이 문화재청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중지명령처분 취소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이주영)은 8일 건설사 대광이엔씨(시공 대광건영)와 제이에스글로벌(시공 금성백조)이 문화재청을 상대로 낸 공사중지명령처분 취소소송 1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현재 김포 장릉의 상태를 보면 관람자 관점인 정자각에서는 사실상 별다른 조망 침해가 없다”라며 “문화재청 훈령에 따르면 능이나 원, 묘의 조망 침해를 검토할 때 원거리에 위치한 조산 전망은 크게 고려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포 장릉뿐 아니라 조선왕릉 중 도시 지역에 위치한 동구릉, 정릉 등 역시 조산 조망이 고층 건물 등으로 가려져 있다”라며 “이러한 사실은 조선왕릉 세계유산 등재신청 당시에도 함께 보고되었으므로 세계유산 당시 이미 고려된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사 중단으로 원고들과 수분양자들이 입을 재산상 손해는 막대한 반면, 건물을 일부라도 철거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그에 비해 미미하다”며 판결 이유를 밝혔다.
김포 장릉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 왕릉 40기 중 하나로, 인조 아버지인 존왕 원종과 부인 인헌왕후가 묻혀있다. 능침(봉분)에서 앞을 바라봤을 때 계양산을 가리는 고층 아파트 공사가 문화재청 허가 없이 이뤄졌다는 갑론을박이 벌어진 뒤 법적 다툼이 진행 중이다.
문화재청은 이들 건설사가 문화재보호법 제13조 등을 위반하고 아파트를 허가 없이 건설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7월에는 검단신도시에 들어서는 아파트 44개 동 가운데 19개 동에 대해 공사주지 명령을 내렸다. 이후 서울행정법원이 19개 동 중 12개 동의 공사 중지를 인정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리며 일부 건설사의 공사가 중단됐다.
건설사들은 법원 판결에 불복해 항고했으며 법원은 분양받은 사람들을 보호한다며 건설사들의 손을 들어줘 공사를 재개했다.
당시 법원은 "공사중지명령으로 인해 건설사들에 발생할 수 있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처분의 집행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위 손해를 희생하더라도 공공복리를 옹호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올해 5월부터 검단 신도시의 일부 '왕릉뷰 아파트' 단지에서는 입주가 시작된 상태다.
문화재청이 일명 '왕릉뷰 아파트'의 입주 유보를 위한 행정 조정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진 11일 오후 경기 김포시 장릉(사적 제202호) 앞 시야를 고층 아파트가 막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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