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서 기자] 본격적인 피서철을 앞두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의 감소 추이가 증가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정부는 여름철 재유행 규모를 일일 최대 20만명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면역 저하 속도에 따라 재유행 규모가 예측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만8147명으로 집계됐다. 전주 동일 대비 8253명 늘어난 수치로 전날보다 1만1894명 급증했다. 검사자 수 감소에 따른 주말효과를 고려하더라도 증가폭이 크다.
감염자 1명이 바이러스를 옮기는 환자 수를 뜻하는 감염재생산지수는 지난 3월 4주 이후 처음으로 1.05까지 올랐다. 감염재생산지수는 지난 4월 0.7까지 감소한 바 있다. 해당 지수가 1.0 이상이면 유행이 확산되는 것으로 본다.
실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지난달 20일 연속 1만명대 아래를 유지하다, 지난주부터 서서히 1만명대 이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확진자 수는 늘고 있지만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일주일 사이 하루 위중증 환자 수는 50~60명대, 하루 사망자 수는 10명 아래로 나타났다.
재확산 조짐이 뚜렷한 상황이지만, 방역당국은 위험도를 여전히 낮게 판단하고 있다. 확진자 수 증가와 사망자 감소, 60세 잇상 확진자 비율 감소 등을 모두 고려하면 크게 경계할 상황이 아니라는 평가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초기 유행처럼 폭발적인 증가는 없겠지만, 점차 늘어나 예상 규모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다.
전파력이 높은 BA.5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화 하는 상황에서 면역력 저하 시기가 겹쳐 확진자가 수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오미크론 세부계통 검출률은 BA.2.3이 39.5%, BA.2가 24.2%, BA.5가 24.1%로 확인됐다. 특히 BA.5 검출률은 지난주 7.5%에서 크게 늘었다. 해외유입의 경우 BA.5 검출률은 49.2%에 달한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여름철 활동량 증가와 변이 BA.5의 검출률 증가, 시간 경과에 따른 면역력 감소 등으로 예측을 상회하는 수준의 재확산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라며 "기본 방역수칙에 힘써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재유행이냐 아니냐는 명확히 나눠 말할 수 없다.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유행 감소 추세가 끝나고 상승 추세로 바뀐 것은 명확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금 상황은 거리두기나 새로운 변이 발생에 따른 급격한 대유행 때와는 달리 면역 감소효과도 섞여 있어 유행이 급하게 증가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며 "다만 점진적으로 늘어 면역 저하 속도에 따라 재유행 규모가 예측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현재 BA.5가 주종이 된 미국·유럽 등과 비슷하게 유행 패턴이 바뀔 것"이라며 "1~2개월 이상 지속 증가하는 양상을 띌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5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0일 만에 최다치를 기록하면서 여름 휴가철을 시작으로 한 재유행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시민.(사진=뉴시스)
세종=김종서 기자 guse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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