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이 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단독 선출을 예고한 것과 관련해 "대의 민주주의의 상징인 국회의장을 한낱 당리당략을 위해 거수기로 전락시키려고 한다. 헌정 사상 유례없는 일"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성 정책위의장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야 합의 없이 국회의장을 선출한다면, 오늘 하든 월요일에 하든 민주당이 국회법을 위반한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당초 이날에서 오는 4일로 본회의 일정을 변경한 것에 "날짜를 미룬다고 불법이 합법이 되나"고 따졌다. 이날 회의는 권성동 원내대표의 해외 일정으로 성 정책의장이 주재했다.
민주당은 지난 30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다음달 4일 본회의를 소집해 의장단을 선출하겠다"며 국민의힘과 원구성 협상을 더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장을 국민의힘에 양보하는 대신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구성 및 검찰개혁안 관련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청구 취하 등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응답이 없자 당초 1일 단독으로 의장단을 선출할 것을 예고했던 민주당은 '협치'와 '추가협상'을 내걸며 4일로 날짜를 바꿨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해외 일정도 감안했다.
성 정책위의장은 "국회의장은 국가 의전 서열 2위로 대통령 다음"이라며 "특정 정당의 대표가 아니라 국민의 대표이기에 국회의장은 당적도 없는 무소속"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의 단독선출 행보를 겨냥해 "여야 합의없이 민주당 마음대로 뽑아 특정 정파의 수장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회의장 후보인 김진표 민주당 의원을 향해 "국회의 권위를 지키는 의장이 되겠다면 여야 합의에 따라, 적법한 절차대로 선출된 의장이 되는 게 우선"이라며 결단을 촉구했다. 이어 "반쪽짜리 의장이 아니라 국민과 역사에 멋지게 기록되는 국회의장이 되시길 소망한다"고도 했다. 앞서 지난 30일 국민의힘은 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인 김진표 의원의 사무실을 항의 방문한 바 있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민주당이 정권과 다수당을 모두 차지하고 5년 내내 대화와 타협 없이 다수 의석의 힘으로 국민 갈라치기와 사회 갈등을 심화시켰다"며 "망가진 산업과 성장 위기를 되살리고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화와 타협을 통한 정치 정상화가 필요하다. 민주당은 민생 파탄의 나치식 의회 독재를 밀어붙일 게 아니라 대선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헤아려 정치 정상화에 협조해야 한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성 정책위의장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과 주말 협상 일정을 논의했냐'는 질문에 "원내 수석부대표가 할 것"이라고 답하며 "민주당이 조건을 거는 것이지, 우리당이 조건을 걸거나 특별히 제안한 것 아니다"고 다시 한 번 원구성 협상 지연의 책임을 민주당에 떠넘겼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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