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욱 민주당 의원이 지난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이원욱 민주당 의원이 27일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이재명 의원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지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의원 팬덤에게 호감을 사서 최고위원에라도 도전하고 싶은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년정치의 본 모습을 잃지 않는 박지현이길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그간의 엄호에서 비판으로 돌아섰다.
앞서 이 의원은 지방선거 참패에도 박 전 위원장을 두둔해 왔다. 지방선거 직전 박 전 위원장이 팬덤정치 결별 및 86그룹 퇴진 등을 주장, 당 안팎으로부터 거센 사퇴 요구를 받자 "박 전 위원장을 향한 비난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또 지난 20일 박 전 위원장이 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사퇴한 후 책임 논란에 휘말렸을 때에도 "당내 어른들이 져야 할 책임을 한 청년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옹호했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4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강성 팬덤에 대한 문제를 개딸(개혁의 딸)에서 문파(문재인 전 대통령 강성 지지층)로 확장했다. 특히 이재명 의원이 문파에게 "고초를 겪었다"며 옹호하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박 전 위원장은 "폭력적 팬덤의 원조는 이른바 '극렬 문파'"라며 "이들의 눈엣가시가 되어 온갖 고초를 겪은 대표적인 정치인이 이재명 의원"이라고 언급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박지현 전 위원장이 갑자기 강성 문파를 소환하여 강성 문파와 이재명 의원에 대한 팬덤의 차이를 비교했다"며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의 과거에 대한 평가를 통해 국민이 신뢰하는 민주당으로 가는 길에서 결코 도움되지 않을 진단"이라며 "극렬 문파와 이재명 의원 팬덤 간 패배의 원인을 두고 갈등을 야기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너희는 더했다'라는 이유를 달아 현재 민주당에 해가 되고 있는 팬덤에 대한 평을 한다면 민주당의 혁신과 쇄신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과거도 평가해야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박지현 전 위원장이 줄기차게 주장해왔던 현재 당에 해악을 끼치고, 당과 국민의 거리를 넓혀만 가는 정치훌리건 문제"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박지현 전 위원장은, 지선 공천과 보궐선거 중 주요 후보를 공천하는 과정에서 말바꾸기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저는 당시에도 비판했다"며 "무엇이 박 전 위원장의 원칙을 흐리는 이유가 되는지는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정치에서 중요한 가치는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원칙'을 저버리지 않고 올곧게 지켜나가는 것"이라며 "박지현 전 위원장 역시 원칙을 중요하게 여기는 모습을 가져야 한다. 정치신인이 등장하자마자 원칙보다는 실리를 따지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은 곧 멀어지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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