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A 연합뉴스 자료사진)한스 클루주 세계보건기구(WHO) 유럽 사무소 소장.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원숭이두창 사례가 유럽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당국과 시민들에게 긴급 조치를 요구했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한스 클루주 WHO 유럽사무소 소장은 기자회견에서 "유럽 25개국에서 전 세계 (원숭이두창) 총 감염자의 85%인 1500명 이상이 보고됐다"면서 "유럽이 급증의 진원지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발병이 국제적으로 우려되는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구성하는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다음 주 제네바에서 비상위원회를 소집할 것"이라고 알렸다.
원숭이두창은 서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 존재하는 바이러스성 질환이었지만, 현재는 유럽과 미국 등 39개국으로 퍼졌다.
클루주 소장은 "이 발병 규모는 진짜 위험이 되고 있다"면서 "바이러스가 더 오래 퍼질수록 도달(확산) 범위가 더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클루주 소장은 원숭이두창이 남성과 성관계를 한 남성에게서 발병한 사례가 다수 보고된 것을 인정하면서도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자체는 어떤 특정 그룹과도 연관돼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바이러스를 동성애 질병으로 낙인찍는 것은 효과적인 공중 보건 대응을 개발하려는 노력을 저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원숭이두창이 유럽 전역에서 축제 등 다양한 대규모 행사가 예정된 여름이 시작되면서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행사를 취소할 이유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한편 기자회견에 동석한 안드레아 아몬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 소장은 "감염은 대부분 가까운 신체 접촉에서 발생하며 주로 남성과 성관계를 갖는 남성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장기간 대면 접촉 시 호흡기 비말을 통해 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까운 가족들 사이에서도 발견됐지만 일반 인구 사이에서 전염될 위험은 상당히 낮았다"고 부연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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