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민주당 비대위 총사퇴…박홍근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종합)
윤호중 "지방선거 책임지고 전원사퇴", 박지현 "완벽하게 졌다. 오만했고 변화 거부했다"
전당대회까지 이끌 새 지도부 '미궁'…조기 전당대회 가능성도
2022-06-02 14:00:01 2022-06-02 21:28:57
민주당 윤호중ㆍ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비상대책위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총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2일 6·1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지난 3월 대선 패배 직후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 지 석 달 만에 또 다시 지도부 공백이라는 위기를 맞았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이날 약 1시간40분가량의 비공개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 일동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하기로 했다"며 "선거 패배에 대해 지지해주신 국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먼저 사죄드린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의 더 큰 개혁과 과감한 혁신을 위해 회초리를 들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주신 2974명의 후보들께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비대위원들과 함께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이어 "대선·지방선거 평가와 정기 전당대회를 준비할 당의 새로운 지도부는 의원총회와 당무위원회, 중앙위원회를 통해 구성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희는 완벽하게 졌다. 대선에 지고도 오만했고,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변화를 거부했다"며 "저부터 반성하고 책임지겠다. 당의 노선과 인물과 시스템을 완전히 바꾸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윤호중ㆍ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비상대책위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총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8월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끌 새 지도부는 의원총회와 당무위, 중앙위원회 등을 거쳐 구성하기로 했다. 당 지도부 사퇴로 박홍근 원내대표가 차기 지도부 선출 전까지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아 임시적으로 당을 이끈다. 지난 대선 패배 후 윤호중 당시 원내대표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긴 것과 달리 대행의 자리로 제한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헌 당무상 원내대표가 직무대행만 하고 향후 전당대회가 치러질 때까지 존속할 비대위 구성에 대해서는 의총, 당무위, 필요하면 중앙위까지 열고 여러 의견을 모아서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새 지도부 구성 관련해 "비대위원장은 어떨 때는 원로가 하기도 하고, (외부의)새로운 분이 하기도 한다"며 "그분을 중심으로 비대위원 등을 구성할 것"이라고 했다. 의총은 다음 주 열릴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8월 하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당겨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고 대변인은 "물리적으로 가능할지는 좀 더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대위 회의에서도 조기 전대를 통해 지도부 공백 사태를 막아야 한다는 의견과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견 등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근(오른쪽) 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대위는 대선 패배 원인 분석과 평가, 그에 따른 혁신을 위해 애썼으나 지방선거가 임박해 충분하지 않았다는 데 공감을 형성했다. 고 대변인은 "앞으로 여러 객관적인 평가와 혁신방안 마련 등과 관련해 멈추지 말고 가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책임론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그렇게 생각하는 비대위원들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비대위 총사퇴는 지방선거에서 전국 광역단체장 17곳 가운데 호남과 제주, 경기 등 5곳에서만 간신히 이긴 데 따른 책임 차원이다. 텃밭인 호남(광주·전남·전북)과 제주를 빼면 경기가 그나마 당의 체면을 살렸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졌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7석 중 2석을 얻는 데 그쳤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4곳과 광역 및 기초의회를 휩쓸었던 것과 정반대 결과를 썼다.
 
민주당은 지난해 4·7 재보궐선거 참패로 김태년 대표대행 등 지도부가 총사퇴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20대 대선에서 송영길 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퇴진한 것까지 지도부가 벌써 세 번째 사퇴하는 불명예를 썼다. 박지현 위원장의 지적처럼 오만의 결과였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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