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절반 가까이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을 둘러싼 여야 간 대치의 타협점으로, 최소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제시했다. 특히 보수 성향이 강한 60대 이상과 대구·경북(TK) 등에서도 정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20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7~18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38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을 둘러싼 여야 간 대치를 끝낼 타협점으로 '정호영 후보자의 자진사퇴로 마무리해야 한다'는 응답이 25.1%를 기록했다. '정호영, 한동훈 두 사람의 자진사퇴'를 타협점으로 제시한 의견은 20.1%였다. 결론적으로 최소 정 후보자의 사퇴는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45.2%였다. 이외 '두 사람의 자진사퇴 여부와 상관없이 한덕수 후보자를 인준해야 한다'는 응답이 25.5%였다. 아예 '한덕수 후보자를 인준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은 11.7%였다.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유보한 층은 7.7%로 집계됐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번 조사는 지난 17일과 18일 이틀에 걸쳐 이뤄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오후에서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강행했다.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하며 오는 20일 의원총회를 열어 한덕수 후보자 인준 여부를 당론으로 정한 뒤 국회 본회의에 임하겠다고 선언했다. 윤 대통령의 한동훈 장관 임명 강행에 한껏 격앙됐지만 실제로 한덕수 후보자 부결에 나설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윤 대통령의 협치 파기에 한 후보자 부결로 맞서야 한다는 강경론이 민주당 내 다수를 차지하지만,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새정부 발목잡기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도 한 후보자 인준에 무게를 싣고 있다. 윤 대통령이 정호영 후보자 임명은 보류한 상황으로, 한 후보자 인준시 자진사퇴 형식으로 정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거둬들일 가능성도 상존한다.
연령별로 보면 최소 정호영 후보자의 사퇴로 한덕수 후보자의 인준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응답이 대체로 높았다. 20대에서는 정호영, 한동훈 두 사람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24.0%로 가장 높았고, 정 후보자만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응답도 19.7%였다. 30대에서는 정 후보자만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의견이 21.4%, 두 사람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응답은 18.5%였다. 40대의 경우 두 사람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응답이 25.5%로 가장 높은 가운데, 정 후보자만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의견은 20.0%였다. 또 사퇴 여부와 상관없이 한덕수 후보자를 인준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은 16.5%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았다. 50대에서는 정 후보자만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응답이 26.1%로 가장 높았다. 두 사람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의견은 20.8%, 두 사람의 사퇴 여부와 상관없이 한덕수 후보자를 인준해야 한다는 의견은 25.4%였다. 60대 이상에서는 정 후보자만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32.6%로 가장 높았다. 두 사람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의견은 14.8%였다. 두 사람의 사퇴 여부와 상관없이 한덕수 후보자를 인준해야 한다는 응답은 28.5%로, 다른 연령에 비해 가장 높았다.
지역별로도 최소 정호영 후보자의 사퇴로 한덕수 후보자의 인준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서울은 정 후보자만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응답이 25.5%로 가장 높았고, 두 사람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의견도 21.7%나 됐다. 경기·인천에서도 최소 정 후보자의 자진사퇴로 인준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응답이 40%를 넘었지만, 두 사람의 자진사퇴 여부와 관계 없이 인준해야 한다는 응답도 29.3%나 됐다. 대전·충청·세종에서는 정 후보자만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응답이 29.5%로 가장 높았다. 두 사람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의견은 16.8%였다. 강원·제주는 정 후보자만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응답이 26.5%, 두 사람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응답이 22.7%로, 최소 정 후보자의 사퇴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50%에 달했다. 민주당의 지지 기반인 광주·전라에서는 두 사람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의견이 29.4%로 가장 높았다. 정 후보자만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응답은 21.0%였다. 대구·경북에서는 두 사람의 사퇴 여부와 상관없이 한덕수 후보자를 인준해야 한다는 의견이 38.5%로, 다른 지역에 비해 가장 높았다. 정 후보자만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의견도 29.6%나 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는 정 후보자만의 자진사퇴 요구가 22.7%, 두 사람의 자진사퇴 요구가 20.3%로 나왔다.
정치성향별로 보면 중도층에서도 최소 정호영 후보자는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정 후보자만의 자진사퇴 요구가 24.6%로 가장 높았고, 두 사람의 자진사퇴 요구 응답은 23.0%로 그 뒤를 이었다. 보수층에서는 두 사람의 사퇴 여부와 상관없이 한덕수 후보자를 인준해야 한다는 응답이 41.9%로 가장 높았지만, 정 후보자만의 자진사퇴로 인준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응답도 32.4%를 기록했다. 진보층에서는 두 사람이 자진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이 30.1%로 가장 높았고, 정 후보자만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응답은 16.5%였다. 두 사람의 사퇴 여부와 상관없이 인준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은 20.2%였다.
이번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18명이며, 응답률은 3.3%다. 3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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