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와 관련해 '위험이 이득보다 크다'고 생각한 국민이 '이득이 위험보다 크다'는 응답자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를 '위협'으로 인식하는 정도는 코로나19 유행 초기 73.9%에서 39.4%로 줄었다. 하지만 건강한 사람에 비해 건강하지 않은 사람이 코로나19를 '위협'으로 인식하는 정도가 컸다.
서울대학교 유명순 교수팀은 전문여론조사 기관 케이스탯리서치와 공동으로 실시한 '코로나19 인식 조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사흘에 걸쳐 18세 이상 전국 성인 남녀 1018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정부는 지난 2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푼 바 있다. 해제 조치는 2주째를 맞고 있다. 실외 마스크 해제와 관련해 응답자 중 34.0%는 '위험이 이득보다 크다'고 인식했다. '이득이 비슷하거나 같다'는 응답은 40.3%, '이득이 위험보다 크다'는 응답은 21.7%로 나타났다.
'이득이 위험보다 크다'는 응답자의 65.9%는 야외 신체 활동 증가, 체육활동에서 호흡 용이성 등 일상 변화를 답변의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그 다음으로는 심리적 해방감 등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로 예상되는 심리적인 긍정적 영향(50.1%), 신규 확진·위중증·사망자 규모 등 최근 국내 코로나19 현황(36.5%), 코로나19 재유행이나 신종 감염병 유행 대비에서 마스크 착용이 차지하는 위치나 의미(19.7%) 등의 순이었다.
'위험이 이득보다 크다'는 응답자 중 62.0%는 답변 이유로 방역 무관심, 주의력 방심 등 심리적인 부정적 영향을 꼽았다.
실내 마스크 착용 실천 감소 등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로 예상되는 부정적 일상 변화는 52.1%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재유행이나 신종 감염병 유행 대비에서 마스크 착용이 차지하는 위치나 의미는 39.0%였다. 실외에서의 코로나19 감염 위험도라고 답한 응답자는 38.5% 수준이었다.
'코로나19에 감염되면 건강과 일상 등에 미칠 피해가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39.8%였다. 2020년 1월 말 같은 응답을 한 사람은 73.8%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2년 넘게 지속하며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긴장감이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주관적 건강상태가 나쁠수록 코로나19 위험은 더 크게 인식했다. '코로나19 감염이 건강이나 일상에 미칠 결과가 심각하다'고 답한 비율을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이 50.4%로 가장 높았다. 이어 50대는 40.9%, 40대 37.2%, 30대 41.0%, 20대 29.9%로 집계됐다.
주관적 건강상태가 나쁘다고 인식하는 사람의 56.5%는 '코로나19 감염이 내 건강이나 일상에 미칠 결과가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반면, 주관적 건강상태가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코로나19 감염이 내 건강이나 일상에 미칠 결과가 심각하다'고 답한 비율이 31.6%에 불과했다.
유명순 교수는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2020년 1월 이후 반복 실시한 위험인식 조사 문항의 응답 변화를 통해 이제는 코로나19가 우리 국민들에게 이전 같은 중대한 위협 (major threat)을 의미하지 않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위험 인식이 변화는 모두에게 동일하지 않다. 예컨대 잠재적인 건강 취약층은 여전히 과반 이상이 코로나19 감염 결과를 심각하다고 여긴다"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로 인한 위험이 이득보다 더 크다는 인식이 반대의 경우보다 높게 나타난 것도 시사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윤 교수는 "이런 결과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의 조건 충족이나 해제로 기대되는 긍정적인 변화를 인지하면서도 2020년 이후 계속돼온 거리두기 조치 대부분이 해제된 가운데, 마지막 보루와 같은 실내 마스크 착용에 심리적으로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대학교 유명순 교수팀은 전문여론조사 기관 케이스탯리서치와 공동으로 실시한 코로나19 인식 조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사진은 코로나19 유행 초기 지하철역 내부에 게시된 안내문. (사진=뉴시스)
세종=김현주 기자 k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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