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지난 2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민주당이 12일 박완주 의원을 성비위 혐의로 제명하기로 의결했다. 민주당은 과거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 성비위 문제에 대한 대처 미흡으로 비판 여론이 일었던 점을 감안해, 6·1지방선거를 앞두고 선제적 조치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현영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비공개 비상대책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민주당 비대위에서는 박 의원 제명 건을 의결했다”며 “사유는 당내 성비위 사건이 발생해서 이에 대한 당 차원의 처리라고 말씀 드릴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 차원에서 관련 건에 대해 강력하게 (후속 조치가) 진행되도록 국회 차원의 징계를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지난해 말 당내 직원에 대한 성추행 신고가 접수돼 최근까지 당 차원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대변인은 “해당 건에 대해 당사자와 조사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윤리감찰단 조사를 통해 오늘 비대위에서 (제명을)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내에서 성비위 사건이 발생한 것에 송구하다”며 “앞으로 우리 당은 피해자의 안위를 최우선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앞으로도 발생하는 성비위 사건에 대해 민주당은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비상대책위원장(당대표)는 긴급한 사항의 경우 지도부 회의를 통해 비상징계를 의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민주당이 이처럼 박 의원을 제명하기로 전격 의결한 데에는 6·1지방선거를 앞두고 성비위 문제를 과거처럼 질질 끌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020년 사망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 당시 대처 미흡으로 공분을 산 바 있다.
박지현 비대위원장도 박 의원의 성비위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하면서도, 당의 단호한 대처를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당의 윤리감찰단과 지도부가 충분한 조사 끝에 신중히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당은 잘못된 과거를 끊어내야 한다”며 “당내 반복되는 성비위 사건이 진심으로 고통스럽다. 여성을 온전한 인격체로 대우하는 당을 만들어야만 국민 앞에 당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비대위원장은 피해 사실에 대한 추측을 삼가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한 가지 당부드린다”며 “피해자 개인정보 등에 대한 추측은 삼가주시기 바란다. 이것이 피해자를 더욱 어려움에 처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당 비상대책위원들이 이날 아침 긴급회의가 소집될 때까지도 박 의원의 성비위 내용을 공유받지 못했을 만큼 보안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 의원은 86운동권으로 당내 최대 모임인 ‘더좋은미래’ 소속이다. 박 의원은 송영길 대표 체제에서 정책위의장을 지냈고 대선 당시에는 정책본부장을 역임했다. 지난 2017년 대선에서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지지해 옛 안희정계로 분류된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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