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공원·해수욕장서 안써도 돼"…1년6개월만에 벗는 '마스크'
오늘 0시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재
50인 이상 집회·공연·스포츠경기장은 의무 유지
미국·영국·독일·프랑스 등 실외 마스크 해제
2022-05-02 04:00:00 2022-05-02 04:00:00
[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오늘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지면서 놀이공원·해수욕장 등 바깥 나들이를 즐기는 발걸음이 한층 가벼워질 전망이다. 단, 50인 이상이 참석하는 집회나 공연, 스포츠경기장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코로나19 유증상자와 고위험군, 다수가 모여 거리 유지가 어려운 경우 등은 마스크 착용이 적극 권고된다. 
 
1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정부는 2020년 10월13일 감염병 예방법 시행 이후 1년6개월만에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했다. 이에 따라 오늘부터 2m 거리두기 제한과 상관없이 야외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지난 29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브리핑을 통해 "그간 실외에서는 2m 거리두기가 되지 않는 경우 마스크 착용을 의무로 부과했으나 다음 주 5월 2일부터는 50인 이상이 참석하는 집회와 공연 그리고 스포츠 경기 관람 시에만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남기고 그 외의 실외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에도 코로나19 환자 발생이 6주째 안정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3월 17일 62만1266명을 기록한 뒤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4월 2주 주간 신규 확진자는 4월 1주 대비 31.8% 줄었고, 4월 3주 주간 신규 확진자는 4월 2주 대비 40.8% 감소했다.
 
감염병재생산지수도 3월 5주 0.91, 4월 1주 0.82, 4월 2주 0.78, 4월 3주 0.70 등으로 1 미만을 기록했다. 감염병재생산지수가 1보다 아래면 유행 감소를 의미한다.
 
새로운 마스크 착용 지침에 따라 실외에서 사람 사이에 2m 거리가 유지 되지 않아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 마스크 해제 변경 전에는 실외 사람 간 거리가 2m 이상 유지되는 경우에만 마스크를 벗을 수 있었다. 
 
선진국 사례를 보면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해외 주요 국가들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싱가포르와 뉴질랜드 등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 방침을 유지했던 국가들도 코로나19 유행 정점이 지나면서 실외 마스크 의무를 해제했다.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 당시 싱가포르 하루 확진자 수는 9503명이었다. 뉴질랜드는 1만7508명, 프랑스는 3만1783명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ECDC)는 실외 감염 전파 가능성이 실내보다 낮다는 점을 고려해 실외 마스크 착용은 물리적 간격을 고려하는 수준에서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정은경 청장은 "실내가 실외보다 전파 위험도가 18.7배 높다는 연구보고도 있고 대부분 실외가 실내보다 훨씬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아도 되는 실외란 '천정이나 지붕을 가지고 있으면서 사바이 막혀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만일 사방 중 두 면 이상이 열려있어 자연 환기가 이뤄질 수 있다면 실외로 간주한다. 특히 놀이공원, 해수욕장 등에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
 
다만 50인 이상이 참석하는 집회나 50인 이상이 관람하는 공연·스포츠경기에서는 실외 마스크 착용이 의무다. 야외에서 축구나 야구, 등산 등을 하는 경우에는 50인 이상이 참석해도 마스크 착용이 의무가 아닌 권고다. 마스크 착용이 의무인 공간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이전과 동일하게 1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박혜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방역지원단장은 "광복절 행사, 현충원 참배 등 야외 행사, 동창회나 동호회 모임 등이 '행사'에 포함된다"며 "다양한 형태, 다양한 밀집도로 나타날 수 있어 일괄적으로 마스크 의무 대상으로 설정하지는 않고 권고 대상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마스크 해제가 국민들로 하여금 '코로나19 종식'이라는 잘못된 메시지를 전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검토 과정에서도 굉장히 깊게 고민을 했던 내용"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오히려 냉방시설로 인해서 밀폐가 심해지고 환기가 어려워지는 계절인 여름에 접어들 때 실내 마스크 착용을 강력 홍보하고 준수하도록 하면서 실외 마스크를 해제하는 것이 실외 활동을 더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되돌릴 수 있다는 여지도 남겼다. 손영래 반장은 "유행 상황이 달라지면 그에 맞춰 필요한 조치를 다시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유감 표명과 관련 정은경 청장은 "정치적으로 판단하지 않았다"며 "실외 마스크 조치에 대해서는 4월 15일에 거리두기 조정 방안을 발표할 때 2주 정도의 방역상황을 보고 해제 여부를 결정한다고 이미 말씀드렸다"고 강조한 바 있다.
 
1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오늘부터 2m 거리두기 제한과 상관없이 야외에서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 사진은 거리를 걷는 시민들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현주 기자 kkhj@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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