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민주당 전략공천위원회가 송영길 전 대표와 박주민 의원을 서울시장 후보 공천에서 배제키로 한 가운데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전략공관위 결정은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하는 만큼 적지 않은 내홍이 예상된다.
박 위원장은 20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략공관위 결정 내용을 전하며 "저는 이 결정을 당원과 서울시민, 국민을 모두 외면한 결정으로 규정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략공관위의 잘못을 바로잡을 책임은 우리 비대위원회에 있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대선 때 누구보다 헌신했지만 선거 결과에 총괄적인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당 대표를 탈락시키겠다고 한다”며 "국민과 당원을 대신해서 전략공관위에 묻고 싶다. 왜 충북과 서울의 잣대가 다르냐"고 쏘아붙였다. 충북도지사 후보로 단수공천된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사례를 들어 송 전 대표 공천 배제를 따진 것이다. 박 위원장은 “부동산 실패로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 노영민 후보자가 송 전 대표보다 더 큰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며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판단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충북에서 노영민 후보를 공천하겠다면 송영길, 박주민을 비롯한 서울시장 예비후보를 모두 경선에 붙여야 하고, 부동산 실패와 선거 패배 책임이 있는 예비후보를 모두 탈락시키겠다면 노영민 후보도 당연히 탈락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상식적 판단이고 공정한 잣대”라고도 했다.
마지막으로 박 위원장은 “서울에 공천 신청을 한 예비후보가 모두 참여한 공정한 경선을 해야 한다”며 “누구든 서울시장이 되고 싶은 사람은 민주당 경선에 당당하고 흔쾌히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상황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경선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패배선언과 다를 바 없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특정 세력의 이해를 반영한 계파공천이 아니라 지선 승리를 위한 국민공천이 되도록 지혜를 모으겠다”고 했다.
박 위원장이 전략공천위 결정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던지면서 내홍도 걷잡을 수 없게 됐다. 송 전 대표는 전날 전략공천위가 자신을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하자 입장문을 내고 “이러한 결정은 6·1 지방선거를 사실상 포기하고 민주당을 파괴하는 자해행위가 될 것”이라며 “비대위가 현명한 결정을 하기 바란다”고 했다.
전략공천위는 송 전 대표를 공천에서 배제하는 대신 박영선 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을 전략 공천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전략공관위의 이 같은 결정은 비대위에서 추인을 받아야 하는 만큼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 차출설이 강하게 제기됐던 이낙연 전 대표는 "미국 연수를 준비해왔다"며 "서울시장 출마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당 지도부 등 몇 분께 말씀드린 바 있다"고 출마 가능성을 닫았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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