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국내 전자업계가 경기 침체 등 경영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R&D(연구개발), 공장 신·증설, 설비 확보 등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몸집을 키우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지난해 시설 투자에 48조2222억원을 투입했다. 이는 전년의 38조4969억원보다 25.26% 증가한 수치다. 특히 반도체 사업 신·증설과 보완 등에 전체 투자금의 90%가 넘는 43조5670억원이 집행됐으며, 디스플레이 부문에는 2조6133억원, 기타 부문에 2조419억원이 각각 투입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에도 주력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미래 수요 증가 대응을 위한 지속적인 시설 투자 계획하에 시황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내실 있는 성장을 위한 효율성을 고려해 시설투자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평택 3공장(P3)의 완공을 앞두고 있으며, 4공장(P4) 인프라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또 올해 상반기 중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공장 착공을 앞두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해 R&D에 22조5954억원을 투입했다. 이는 전년 21조2209억원보다 6.5%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대치다.
삼성전자의 연간 기준 R&D 지출액은 지난 2016년 14조7923억원, 2017년 16조8032억원, 2018년 18조6504억원, 2019년 20조1929억원, 2020년 21조2209억원으로 올해까지 매년 1조원 이상 불어났다.
아울러 삼성전자와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은 최근 차세대 반도체 소자 등 원천 기술 연구에 총 486억500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총 171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삼성전자)
LG전자(066570)는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3조6045억원을 투자했다. 전년 대비 5.5% 증가한 수치로 삼성전자와 같이 역대 최대치다. 올해에는 생활가전 사업과 전장 사업을 중심으로 총 4조3000억원의 R&D 비용을 투자할 예정이다.
특히 LG전자는 올해 설비 투자에도 전년(3조1826억원) 대비 34.9% 늘어난 4조2965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부문별로 보면 H&A(생활가전) 8519억원, VS(전장) 6881억원, HE(TV) 3131억원, BS(비즈니스솔루션) 1003억원, 기타 2조3431억원 등으로 책정됐다.
LG전자의 설비 투자액수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조원대에 머물러 왔다. 올해에는 설비 투자액을 올해 4조원대로 상향하면서 주총에서 의결한 블록체인, 의료기기 등 신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SK하이닉스(000660) 역시 연구개발비용이 2019년 3조1885억원, 2020년 3조4819억원, 지난해 4억447억원으로 매년 늘고 있다. 지난해 설비투자에는 13조3640억원이 투입됐다. 이는 전년(9조8900억원)과 비교하면 35.1% 늘어난 수치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보다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기 용인시 '반도체 클러스터' 내 공장 설립, 미국 R&D 센터 건립,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ARM 공동 인수 등의 주요 사업이 올해 핵심 투자처로 꼽힌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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