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이낙연 급부상…문제는 '경쟁력'
이낙연, 민주당 서울시장 적합도서 송영길 꺾고 1위
오세훈과의 양자대결서 민주당 후보 모두 뒤져
2022-04-14 17:51:06 2022-04-14 22:54:56
이낙연(왼쪽부터)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 송영길 상임선대위원장,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이 20대 대통령선거일인 지난달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이낙연 전 대표가 급부상하고 있다. 다만 '현역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오세훈 현 서울시장의 기세를 뒤집기에는 부족해 '경쟁력'이 숙제로 남았다.
 
민주당은 지난 13일 서울을 6월 지방선거의 '전략선거구'로 지정했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직 경쟁력과 승리 가능성을 기준으로 국민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후보를 내겠다"고 했다. 전략선거구 지정은 선거 전략상 특별한 고려가 필요한 선거구로, 전략공천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경선을 포함한 다양한 방식을 통해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출하게 된다. 기존 예비후보로 등록한 후보를 포함해 사실상 후보군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의미로 결국 '오세훈 대항마'를 찾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서울권 지역들을 중심으로 확산한 '송영길 불가론'에 대한 지도부의 동조로 해석된다. 현재 송영길 전 대표, 박주민 의원, 김진애 전 의원, 정봉주 전 의원, 김주영 변호사, 김송일 전 전라북도의회 사무처장 등 6명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하지만 송 전 대표는 출마 명분 등에서, 박주민 의원은 경쟁력 등에서 아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송 전 대표도 경쟁력에서는 오 시장에 버겁다. 
 
지난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제83차 정책의원총회에서 윤호중(오른쪽)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은 공식적으로는 기존 6명의 후보 모두를 새 후보군에도 포함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후보들의 반발을 우려해서다. 신현영 대변인은 이날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략선거구로 선정된 지역에 신청한 후보를 포함해 우리 당에서 다양한 각도로 후보자를 물색할 것"이라며 "이미 신청한 후보자를 포함해 전략 후보를 물색하고 검증할 것"이라고 반복했다.
 
지도부가 '새 얼굴 찾기'를 천명하고 나섰지만, 여전히 바람을 일으킬 인물이 마땅치 않다는 게 직면한 현실이다. 이번 지방선거 승패는 물론 차기 대선과도 연결된 서울시장 선거의 무게를 생각할 때 경쟁력 있는 후보가 나서야 하지만, 제대로 된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강하게 반대하고 나선 김민석 의원은 최근 서울시장 선거에 신 4인방을 띄워야 한다며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강병원 민주당 의원, 김현종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을 지목했다. 박지현 비대위원장은 "당 지도부가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자치의 정신을 살려 서울시민과 당원이 직접 추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추천된 후보 중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전략공천하는 상향식 공천 도입을 제안했다.
 
오세훈(왼쪽) 서울시장과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새 정부에 바란다" 윤석열 시대, 국가 대전환과 혁신비전 전략 '제10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러한 상황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서던포스트알앤씨가 CBS 의뢰로 조사해 13일 발표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이낙연 전 대표는 19.6%로 송영길 전 대표(14.1%)를 앞질렀다. 다만 오세훈 시장과의 가상대결에서는 오세훈 43.9% 대 이낙연 29.0%로 크게 뒤졌다. 같은 날 리얼미터가 MBN 의뢰로 발표한 양자대결에서도 오세훈 47.4% 대 이낙연 35.7%로, 오차범위 밖에서 패했다.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의원은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낙연 전 대표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에 대해 "본인이 응해야 한다. 응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송영길 전 대표는 이날 MBC '뉴스외전'과의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많은 이가 경선하면서 하나로 통합될 수 있으니 너무 좋은 일"이라면서도 당 지도부가 단수공천 가능성을 열어둔 것에 대해서는 "경선하지 않으면 어떻게 원팀이 되느냐"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 결과가 입증하듯 민주당 후보들은 오세훈 시장과 가상대결에서 모두 완패하는 등 암울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송영길·이낙연 전 대표는 물론 박주민 의원. 정세균 전 국민총리 등도 오세훈 시장과의 가상대결에서 최소 10%포인트 이상 크게 뒤졌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당에서 봤을 때 쇄신공천을 하기로 했으면 그에 걸맞은 인물, 지더라도 의미 있는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며 "이낙연 전 대표 등이 부상하고 있지만, 민주당 서울시장 선거 흐름이 이재명 상임고문 위주로 돌아가는 상황에서 이를 경계하기 위한 견제 카드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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