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우리나라의 교역조건이 11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솟는 국제유가와 원자잿값으로 수입 가격이 수출 가격보다 더 크게 오른 탓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공급 우려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3월 교역조건도 암울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22년 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 내려가는 등 11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 가격(21.9%)이 수출 가격(12.8%)보다 더 크게 오른 영향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란 수출 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 상품 한 단위 가격 간의 비율로 우리나라가 수출 한 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알 수 있는 지표다.
손진식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 팀장은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11개월 연속 하락한 데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입 가격이 수출 가격보다 빠르게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월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92.4달러로 1년 전 60.9달러 대비 51.7% 폭등했다. 이는 전월(83.5달러)과 비교해 10.7% 급등한 규모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공급 우려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기록하는 등 3월 교역조건도 내리막이 예견되고 있다.
지난달 소득교역조건지수를 보면 수출물량지수는 6% 상승했다. 하지만 순상품교역지수가 7.4% 하락하면서 1년 전보다 1.8% 하락했다. 이는 2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것이다. 소득교역지수는 우리나라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뜻한다.
수입금액지수는 148.55로 전월보다 25.5% 올랐다. 15개월 연속 상승세로 전월(34.4%)과 비교해 증가폭이 축소됐다.
수입금액지수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광산품 44.8%,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가 19.2% 늘었다.
수입물량지수는 117.09로 1년 전보다 3% 늘어나는 등 18개월 연속 올랐다. 다만 전달 10.3%보다 증가폭이 줄었다.
광산품(-6.5%), 제1차금속제품(-0.5%) 등이 감소했지만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20.5%), 운송장비(30.3%) 등이 상승세를 보였다.
수출물량지수는 115.36으로 1년 전보다 6% 늘어나는 등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품목별로는 제1차금속제품(-8%)이 감소했지만 반도체 수출 호조로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20.8%), 운송장비(6.1%) 등이 증가했다.
수출금액지수(128.34)는 1년 전보다 19.7% 증가하는 등 지난해 11월부터 16개월 연속 상승했다. 컴퓨터, 전자및 광학기기(22.1%), 화학제품(20.2%) 등이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22년 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 내려가며 11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사진은 부산 남구 신선대(아래)와 감만 부두(위)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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