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SK케미칼(285130)이 친환경 플라스틱 재료를 8년 뒤까지 100% 재활용 플라스틱과 바이오 소재로 대체하며, 바이오 재료 개발과 의약품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오는 2025년까지 신사업 매출을 4조원으로 늘리고, 2조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키로 했다.
SK케미칼은 ‘그린 소재’와 ‘바이오’ 사업으로의 전환을 주축으로 하는 ‘파이낸셜 스토리(재무 외 부문을 포함하는 SK 목표)’를 28일 정기주주총회에서 공개했다.
28일 SK케미칼 판교 사옥에서 진행된 주주총회에서 전광현 사장이 신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SK케미칼)
기존 석유 화학 제품 중심의 화학 소재 사업을 ‘그린 소재’로, 합성의약품 중심 제약 사업을 ‘바이오’로 고도화, 재편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석유를 원료로 한 코폴리에스터 등 소재 사업은 버려진 플라스틱, 자연 유래 바이오로 원료원을 전량 대체하고, 오픈이노베이션과 자체 R&D를 통해 급증하는 바이오 의약품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지속적 성장을 이룬다는 게 골자다.
신사업의 2025년 매출 목표액은 4조원이다. 세부적으로는 그린소재 1조8000억원, 제약·바이오 1조원, '뉴 포트폴리오' 1조원 이상이다. 같은 기간 동안 투자액은 그린소재와 제약·바이오를 합쳐 2조원 가량이다.
SK케미칼 전광현 사장은 “그린소재와 바이오는 선제적으로 리사이클링(재활용) 및 바이오 플라스틱과 신약 개발에 뛰어든 SK케미칼이 가장 잘해낼 수 있는 영역"이라면서 "생존과 성장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달성해야 할 필수적 과제”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복합소재와 PPS(폴리페닐렌설파이드) 사업 매각을 통해 주력 사업에 집중, 신규 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며 “기존 보유 자산과 견조한 사업 이익을 기반으로 2조원 이상의 투자 재원을 마련해 그린소재, 바이오 사업 추진을 위한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고 공격적 R&D(연구개발)와 함께 M&A(인수합병) 투자 등 신규 사업 기회 창출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SK케미칼은 현재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코폴리에스터 소재의 원료를 2025년 50%, 2030년 100%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교체해 나가기로 했다. 코폴리에스터가 환경호르몬 검출이 되지 않아 이미 친환경 제품으로 불리기는 하지만, 재료부터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해 친환경성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급증하는 재활용 플라스틱 수요에 대비해 현재 울산공장 등 국내에 구축된 생산 인프라를 해외 주요 거점으로 확대한다. 이를 통해 코폴리에스터 생산 능력을 2025년 30만톤, 2030년 45만톤으로 늘려 코폴리에스터 분야 세계 1위로 도약하는 목표를 내세웠다.
SK케미칼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코폴리에스터 원료를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교체하는 사업은 작년 상업화를 시작해 현재 비중 1~2% 정도"라며 "앞으로 법적 기준 등으로 인해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활용 플라스틱의 원료가 될 페트(PET) 등 플라스틱 폐기물 순환경제 생태계 구축도 파이낸셜스토리의 주요 과제 중 하나다. 버려지는 페트병을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수거 업체들이 수거하면, SK케미칼이 재생 플라스틱으로 만들고, 기존 판매 네트워크를 통해 완제품 형태로 다시 시장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안정적인 폐플라스틱 리사이클 원료망·판매처를 확보하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플라스틱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서 사회적 가치가 사업 성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복안이다. 회사 측은 국내에서 버려지는 페트의 20%가량을 자원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 기반 원료를 자연 유래 성분으로 대체할 바이오 소재 분야로도 사업을 가속화한다. 이미 기술 개발을 마친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든 바이오 소재 PO3G(폴리옥시트리메틸렌에테르글라이콜)와 생분해 플라스틱 고유연 PLA(옥수수 전분이 재료인 생분해성 수지) 등의 상용화와 사업 확대를 위한 생산 설비 구축 및 파트너십을 조속히 추진한다.
또 새로운 화이트 바이오 사업을 '뉴 포트폴리오'로서 발굴해 연매출 1조원 규모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키로 했다. 2030년 390조원으로 성장이 예측되는 바이오 플라스틱 분야에서 입지를 굳혀 나간다는 포부다.
아울러 그린 에너지로의 전환을 통해 2040년 온실가스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울산공장 등 제품 생산에 사용되는 에너지 인프라에 4200억원을 투자, 기존 석탄 발전을 2024년까지 LNG 열병합 발전으로 전환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수소 인프라를 도입해 그린 에너지 체계를 구축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판매되는 제품 포트폴리오도 저탄소 그린 소재로 대체, 넷제로를 이뤄내면 2040년 예상 온실가스 배출량 137만톤을 전량 상쇄, 탄소배출권 구매 비용 절감 등 경제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SK케미칼은 라이프사이언스 분야에서 현재 우위를 점하고 있는 근골격계, 신경계 등 전문의약품 사업을 고도화해 나가는 한편, AI(인공지능)와 오픈이노베이션 등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바이오 영역 전반으로 사업 폭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SK케미칼은 28일 주총에서 오는 2025년까지 그린소재와 바이오 등 신사업 매출을 4조원으로 늘리고, 2조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SK케미칼의 신사업 홍보 영상. (사진=SK케미칼)
내부 R&D 역량을 축적해온 비알콜성지방간염, 섬유화질환, 류마티스성관절염 등 분야에 대해서는 AI 기술 등을 접목해 빠르고 효율적인 자체 개발을 진행하고, △유전자 편집 △유전자 치료제 △표적 단백질 분해 △세포치료제 등 신규 바이오 영역에서는 경쟁력을 보유한 외부 업체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신기술을 확보, 사업을 개척해 나가기로 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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