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사진=현대백화점그룹)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코로나19 사태에도 역대 최고 실적을 이끌었다. 정 회장은 아마존 1위인 가구·매트리스 업체 지누스 인수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유통, 패션, 식품에 리빙까지 확대하고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정 회장은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따른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백화점(069960)은 지난해 매출 3조5724억원, 영업이익 2644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각각 전년 대비 57%, 95%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2월 '더 현대 서울' 오픈과 판교점 등 주요 점포의 영패션 전문관 리뉴얼로 MZ세대를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정 부회장은 알짜기업을 인수하며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12년 국내 여성복 1위 기업 한섬과 가구 업체 리바트를 차례로 인수했다. 2017년
SK네트웍스(001740) 패션 부문까지 추가로 사들이며 패션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했다. 여기에 특장차와 타워크레인 전문 생산하는 에버다임, 종합 건자재 기업 한화L&C와 SK바이오랜드, 이지웰, 이번에는 지누스까지 품었다.
이번에 현대백화점그룹이 7747억원에 인수한 지누스는 아마존 내 매트리스 판매에서 부동의 1위를 기록하는 업체다.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에서 30%대의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며 미국과 캐나다 전역의 월마트 매장에도 매트리스를 유일하게 공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더현대서울 사운즈포레스트 전경(사진=현대백화점)
이번 M&A가 현대백화점그룹의 역대 최대 규모인 점을 고려하면 정 부회장의 리빙사업 확대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비전 2030'를 발표하면서 리방 사업을 2030년까지 매출 5조원대로 키운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번 인수로 '비전 2030' 달성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여겨진다.
지누스의 글로벌 영업망과 사업 경쟁력을 활용하면 그룹의 유통 및 리빙·인테리어 부문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창출도 기대된다. 지누스의 취급 품목은 거실, 홈오피스, 아웃도어 등 일반가구로 확대하고 주력 시장인 북미를 넘어 유럽 및 남미, 일본까지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현대백화점그룹은 슬립테크(수면 기술) 전문 기업에 대한 추가 인수나 협업도 검토하고 있어 추가 M&A 가능성도 점처진다.
정 부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같은 과녁을 향해 정확히 쏘는 것보다 아무도 보지 못한 과녁을 쏘는 노력이 쌓일 때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며 "서로 다른 관점과 경험을 바탕으로 제기되는 다양성과 다름을 수용하면서 일의 의미와 목적에 대한 공감을 기반으로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정 부회장은 현대 경영학 창시자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의 '계획이 즉각적으로 열심히 수행되지 않으면 그저 좋은 의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을 인용하며 "올 한해 변화를 빨리 읽고 성장의 기회를 잡아 적극적으로 실행하자"고 거듭 강조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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