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이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대선 패배 승복 기자회견을 마치고 지지자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대선 패배 직후 민주당에 대한 온라인 입당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2030 여성 신규 당원들의 급증이 두드러졌다. 여성가족부 폐지 등을 내세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 맞서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에게 표를 몰아준 2030 여성들이 당원 가입을 통해 전선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13일 민주당 서울시당에 따르면, 지난 10~11일 이틀간 온라인 입당자는 1만1000여명으로 1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신규 입당자의 80%가 여성으로, 2030 여성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신규 입당뿐만 아니라 일반당원에서 월 1000원 이상의 당비를 내야 하는 권리당원으로 전환하겠다는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당을 포함해 전국 시도당으로 넓힐 경우 2만명 가까운 신규 입당 원서가 접수됐다.
표심을 정하지 못하던 2030 여성들이 대선 막판 이 고문으로 결집했지만 아쉽게 석패하자 당원 가입이라는 보다 적극적인 의사표시로 자신들 권리 지키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여가부 폐지를 비롯해 윤 당선인의 젠더 갈라치기에 대한 전선도 분명해졌다. 권인숙 의원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2030 여성들이 민주당을 바꾸기 위해 입당하고 있다"며 "선거기간 약속한 성평등과 통합의 길을 제대로 갈 수 있도록 기꺼이 동지로 함께 해주고 있다"고 환영했다.
앞서 KBS·MBC·SBS 등 방송 3사가 대선 투표 종료 직후인 9일 오후 발표한 출구조사에 따르면, 20대 여성에서는 이재명 58.0% 대 윤석열 33.8%로 이 상임고문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이었다. 30대 여성에서는 이재명 49.7% 대 윤석열 43.8%로 20대와 비교해 격차가 적었지만, 이들이 그간 표심을 정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막판 맹추격의 기반은 2030 여성이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세대포위론이 2030 젠더 갈라치기로 연결되는 등 지극히 남성 중심의 정책이 강화되는 것에 대한 불안이자, 분노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평가였다.
11일 올라온 민주당 입당 관련 '이재명 추천인' 기재 인증샷.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 화면 캡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민주당 입당을 독려하거나 관련 절차를 안내하는 글들이 늘고 있다. 입당 문의 글과 인증샷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2030 여성들이 주로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와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글이나 가입을 인증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입당 추천인란에 '이재명'을 기재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이 상임고문은 디시인사이드 이재명 갤러리, 클리앙, 보배드림, 뽐뿌, 딴지게시판 등 자신을 지지했던 온라인 커뮤니티들을 찾아 직접 감사인사를 전했다. 그는 "이재명이 진 것이지,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열망이 진 것이 아니다. 이재명이 진 것이지, 위기 극복과 국민통합을 바라는 시민의 꿈이 진 것이 아니다"라며 대선 패배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린 뒤 "더 나은 변화를 위한 길, 한 발 한 발 함께 걸어달라"고 당부했다.
이 상임고문의 감사인사가 전해지자 댓글란에는 대선 패배를 안타까워하며 당원 가입을 통해 지키겠다는 글이 상당수 올라왔다. 이 과정에서 당원 가입 추천인란에 '이재명'을 표기하는 움직임도 보였다. 일부는 민주당의 차기 당대표로 이 상임고문을 지지하며, 다음 전당대회에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권리당원으로 참여하겠다는 글도 있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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