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배우자 김혜경씨의 고향인 ‘충주 산척면’을 찾았다. 각종 논란에 선 김씨는 이 후보와 동행하지 않았다. 이 후보는 “처가댁”이라며 큰 절로 유세를 시작, 산척면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노래를 하는 등 다른 유세장과 달리 편안한 모습을 보였다. 산척면 주민들은 이 후보에게 목도리, 삶은 달걀 등을 선물하면서 반갑게 맞이했다.
이 후보는 24일 오후 충주 산척면의 작은 유세 차량 위로 올라갔다. 당초 이 후보는 대도시 위주로 최대한 많은 인원이 몰릴 수 있는 넓은 장소에서 유세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김씨의 고향 충주 산척면에서는 파출소 앞 작은 공터를 활용해 유세를 진행했다.
이 후보는 “원래 그런 말이 있다. 아내가 고우면 처가집 말뚝에도 절을 한다. 제가 충청도에 오면 말뚝에 절을 하고 싶다”며 “동네 주민이신데, 처갓집이 이쁘니까 제가 절을 한 번 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말을 마치자마자 유세 차량에서 내려와 시멘트 바닥에 그대로 엎드려 큰 절을 했다. 산천멱 주민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4일 오후 부인 김혜경 씨 부친의 고향인 충북 충주시 충주 산척치안센터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큰 절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던 중 한 할머니가 큰 절을 하고 일어난 이 후보에게 자신이 매고 있던 목도리를 매어줬다. 이 후보는 “정말 따뜻하다”며 “처가댁에 자주 와야 할 것 같다”고 기쁘게 웃어보였다.
또 이 후보가 “원래 처가댁에 가면 씨암탉을 잡고 그런 분들이 있지 않냐”고 말하자, 산천멱 주민 중 한 명이 삶은 달걀을 높이 들며 이 후보에게 전달했다. 이 후보는 활짝 웃으며 “제가 주머니에 넣어 놓고 시간 있을 때 저만 먹겠다”고 화답했다.
이 후보의 말투도 한결 편안해졌다. 이 후보는 최근 들어 바쁜 유세 일정에 맞추느라 말을 빠르게, 목소리를 높이면서 연설 시간을 맞췄다. 하지만 이날은 시종일관 편안한 말투로 본래 목소리를 유지했다.
이 후보의 유세방식도 달라졌다. 이 후보는 산척면 주민들과 편하게 대화를 주고 받으며 유세를 진행했다. 이 후보는 청등산 박달재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과정에서 한 주민이 이 후보에게 “노래 한 곡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일도 있었다. 이 후보는 시원하게 웃으며 “제가 노래를 잘 못해 음치인 것이 들통나겠다”면서도 박달재 노래를 완곡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국민에 즐거움을 주는 게 정치 아니냐”며 “조금 망가져도 국민이 좋으면 얼마든지 (나를) 내던질 자신이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당신의 미래의 꿈이 무엇이냐 하면 세계 5대강국(G5), 주가지수 5000시대, 국민소득 5만불로 가자고 하는데 이것은 하나의 수단”이라며 “진짜 최종 목표는 우리가 함께 어울어져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는 억강부약이 중요하다”며 “돈, 무력, 힘이 센 사람들이 욕망을 추구하는 것을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다. 약자를 보듬어 같이 살아야 한다는 게 억강부약”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그것을 통해 궁극적으로 뭘 이루고 싶냐, 대동세상이다. 많이 가졌는데 증오하고, 분열하고 불행하다”며 “정치는 그래서 통합이 중요하다. 충청은 통합이 중요하지 않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충청의 결정이면 대한민국의 결정이 된다”며 “확실히 절 선택해주겠냐”고 웃어보였다.
한편, 이 후보는 즉석에서 3명의 산천멱 주민들과 대화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은 다자녀 가족에 대한 지원을 당부하기도 하고, 체납자 관리 확대, 정치권에 농업을 대표할 정치인 부족 등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이 후보는 관련 공약, 경기도지사 당시 시행했던 정책들을 설명하며 지지를 당부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4일 오후 부인 김혜경 씨 부친의 고향인 충북 충주시 충주 산척치안센터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충주=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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