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기아(000270)의 주력 모델인 '니로 하이브리드'가 정부의 친환경차 배제 움직임에 긴장하고 있다. 환경부가 내년 또는 내후년 중 하이브리드 차를 친환경차에서 제외, 보조금 혜택을 줄이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방침이 결정될 경우 하이브리드 친환경차 논란이 거세게 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자동차의 2세대 니로 하이브리드 모델은 지난달 25일 출시해 사전계약 첫날인 18일부터 21일까지 사전계약 누적 대수 총 1만7600대를 판매했다.
니로 하이브리드 모델은 기아에서 철저하게 계산된 친환경차다. 설계를 시작할 때부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
기아 니로 개발 계획을 확정하고 시장에 나온 것은 2013년이다. 2016년 2월 처음 양산에 들어갔고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로서 디자인 호평이 이어지며 한국부터 판매에 들어갔고 그해 국내에서 1만8710대를 기록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니로 하이브리드는 지난해까지 전 세계에서 총 67만5798대가 판매됐다. 그 중 국내에서는 13만1157대, 해외에서는 54만4641대가 판매되는 등 해외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차량이다.
기아 신형 자동차 2세대 니로. 사진/기아자동차
하지만 정부가 내년부터 자동차 제작·수입사들에 적용되는 저공해차 보급목표제에서 하이브리드차와 가스·휘발유차가 제외하겠다는 계획을 세우며 잘 나가던 니로 하이브리드의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환경부가 무공해 차 보급을 확산하기 위해 전기차·수소차만을 대상으로 하도록 친환경차 보급목표제를 개정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차는 전기를 얻기 위해 화석연료를 태우는 내연기관을 작동해야 한다. 이를 두고 환경부는 하이브리드차가 주행 중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내연기관의 74% 수준인 만큼 탄소중립정책에 위배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내비쳐왔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친환경차 시장을 이끌어 왔고, 아직까지 전기·수소차 인프라가 부족한 만큼 하이브리드 차의 친환경차 배제는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 친환경차 등록 대수 115만9087대 중 하이브리드는 90만8000대로 전체 90%에 육박한다.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친환경차는 사실상 하이브리드가 이끌었고, 앞으로도 하이브리드 차 종류의 인기는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하이브리드를 친환경차에서 제외하면 가격이 높은 전기·수소차 대신 내연기관 차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