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현대차(005380)가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다 판매 실적을 기록한 반면 국내에선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여파가 지속되면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내 현대차 판매량은 5만1510대로 전년 동월 대비 11.5% 증가했다. 1월 기준 역대 최다 판매량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29.3% 증가한 3638대가 팔리며 14개월 연속 판매량 증가세를 이어갔다.
현대차가 가장 많이 판 차종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비중은 76.0%에 달했다. 투싼이 1만3085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싼타페 7354대, 팰리세이드 6334대로 뒤를 이었다. 친환경차는 989대가 팔린 아이오닉 5를 포함해 총 7427대가 판매돼 전년 동월 대비 310.6% 급증했다.
현대차가 미국에서 판매량을 확대하고 있는 사이 일본 브랜드들은 고전하고 있다. 미국 오토모티브 뉴스에 따르면 토요타는 전년 동월 보다 5.1% 판매량이 감소했고 혼다와 마쯔다는 각각 19.8%, 16.5% 줄었다. 지난달 미국 자동차 판매가 9~16% 감소했다는 오토모티브 뉴스의 전망을 감안하면 현대차의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현대차그룹 양재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 병목 현상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 기아의 올해 생산 전망치가 현재까지는 가장 낙관적이다"며 "올해도 생산력 우위에 따른 미국 시장 점유율 유지될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미국과 달리 국내에선 고전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 4만6205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22.3% 줄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설 연휴가 겹친 탓이다.
내수는 SUV가 판매에 큰 비중을 차지했다. 모델별로 팰리세이드 4302대, 싼타페 2159대, 투싼 3619대, 아이오닉 5 376대, 캐스퍼 3948대 등 총 1만6127대가 팔렸다. 반면 세단은 쏘나타(2036대)와 그랜저(1806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이 전용 전기차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기 위해 지난달 3~28일 가동을 중단한 탓에 총 9300대 팔리는데 그쳤다.
제네시스는 G80 5501대, GV60 177대, GV70 2415대, GV80 1876대 등 총 1만580대가 팔렸다.
해외 판매 역시 미국을 제외한 유럽, 중국 등에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판매 부진으로 전년 동월 대비 9.8% 줄은 23만5999대를 기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반도체 부품 이슈 등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도 차량 생산 일정 조정 등을 통해 공급 지연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경쟁력 있는 신차를 출시하는 한편 내실 있는 판매 전략을 펼쳐 시장 점유율 확대와 수익성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앞으로 코로나19 개선과 반도체 수급난의 안정화가 예상됨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대차는 올해 GV60, GV70 전동화 모델, 아이오닉 6 출시 등을 통한 전기차 라인업 강화, 고부가 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한 점유율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완성차 판매 목표를 국내 73만 2000대, 해외 359만1000대를 더한 총 432만3000대로 세웠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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