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민영빈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대선 승리의 필수 조건으로 세대포위론(세대결합론)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동료 의원들의 사퇴 압박을 받던 이 대표는 대선 승리를 위해 후보의 판을 넓혀야 한다며 반격했다. 2040 세대와 60대 이상이 연대해 4050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포위해야 한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6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후보는 우리당 최고 지도자로서, 주변 사람이 만든 분위기에서 옳은 선택을 하도록 여러 개의 판을 펼쳐야 한다"며 "오늘도 판을 준비하고 설계하라면 할 수 있다. 지난 2~3주 동안 선거 업무에 참여하지 않고 있었던 이유는, 우리 후보가 파격적 방법으로 다시 한 번 젊은 세대의 지지를 받아 태동했으면 하는 제 진심이었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이 대표는 약 28분 동안 대본 없이 진행된 공개 발언의 상당 시간을 세대포위론을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그동안 보수 정당이 5060 부모세대가 2030 청년세대를 설득하는 방법으로 젊은 층의 표를 받았던 것과 달리, 이제는 청년세대가 부모세대를 설득하는 시기가 왔다는 판단이다. 그는 "보수정당 선거는 부모세대가 자식세대를 설득하는 방식으로 여론 전파가 이뤄졌다"며 "지금 이 선거는 코로나 국면에서 연말 모임도 하지 못했고 여론 형성의 주공간은 젊은 세대 공간에서 많은 자료가 만들어지고 부모세대에 전파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문재인정부에 대한 청년세대의 실망감이 이번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이러한 방식을 통해 승리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전날 이뤄진 윤 후보의 선대위 쇄신으로 그 가능성을 엿봤다고도 했다. 윤 후보는 선대위 해산과 함께 선대본 체제로 전환하며 권영세 의원을 선대본부장으로 선임했다. 김종인 위원장과는 최종 결별했다. 이 대표는 권 신임 선대본부장에게 '연습문제'라 표현하며 변화할 사항을 전달했다. 이 대표는 "어제 후보에게 공개제안하고,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마케팅 용어를 쓴 것"이라며 "(연습문제라는 표현으로)기분이 나쁠 수 있지만 그것이 그것대로 이뤄졌다면, 언론의 관심도가 높은 상황에서 후보와 저의 공동 선거운동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습문제라는 용어가 "불편했다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6일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청년보좌역들과의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는 의총을 통해 당대표의 선거운동 복귀가 의결되면 복귀하겠다면서도 이 같은 방법으로 청년세대 표심을 가져갈 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신 "선거를 60여일 앞둔 시점에서 오늘 이 자리에서 동의하고 나갈 것이 있다. '선거 승리를 위한 대전략이 무엇인지', 계속 외치고 있다"며 "젊은 세대의 표를 받고 세대포위론·결합론을 할 생각이 있으면 구체적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했다. 이것이 아니라면 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요구했다.
일각에서 나오는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고려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선거 승리로까진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표는 "타세력과의 연대나 단일화 등은 선거에서 고려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서 "그 방법을 한다고 해서 이기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대를 하더라도 굳건한 주체로서 과거 영광을 찾았을 때 해야 하고, 그 선결이 지지층 회복"이라고 단언했다.
김동현·민영빈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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