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법무부가 문재인정부 마지막 대검 검사급(검사장) 인사를 이달 중 단행할 계획이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사 대상은 현재 검사장급 공석인 대전고검·광주고검 차장검사에 대한 승진과 이에 따른 전보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재인정부 임기말 인사라는 점에서 인사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검사장 승진 대상자는 사법연수원 28기~30기다. 주요 대상자로는 박은정(29기) 성남지청장, 진재선(30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 김태훈(30기)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6월에도 승진이 예상됐지만,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해 6월 단행된 대검검사급 검사 인사에서는 10명이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연수원 기수별로 보면 27기 1명, 28기 5명, 29기 4명이 각각 승진 대상자에 포함됐다. 당시 법무부 검찰인사위원회의 신규 보임 적격 여부 심의에 포함됐지만, 실제로 대상자에서 빠진 30기가 이번에 승진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박 장관이 산업재해 사건에 관한 대처를 강조한 만큼 이번 인사에서는 관련 사건에 대한 경력이 대상자 결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안팎에서 산업재해 사건 전문가로 공인된 검사로는 진재선 3차장검사가 있다. 진 차장은 지난 2020년 8월 대전지검 서산지청장 당시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 김용균씨가 숨진 사고와 관련해 원청업체인 한국서부발전 대표, 하청업체인 한국발전기술 대표 등이 기소된 이후 사건의 공소유지를 이끌었다.
진 차장검사는 법무부 검찰국 형사기획과장·검찰과장과 정책기획단장 등을 역임해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되지만, 지난 2017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서울중앙지검장에 취임한 후 대전지검 공판부장검사에서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검사로 자리를 옮기는 등 당시 보수 언론이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포함하기도 했다.
정연현(29기) 서울고검 검사는 2020년 2월 서산지청장 부임 후 경찰에서 송치된 한국서부발전 관련 수사를 지휘해 총 14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등 사건을 처분했다.
장성철(30기) 대전고검 검사는 세월호 사건 관련 선장과 선원, 선사 임직원 등의 수사와 공판에 관여해 선장의 부작위에 의한 살인과 관계 업체 직원들에 대한 업무상과실을 입증해냈다. 이 공로로 지난해 4월 제8회 대검찰청 공인전문검사 인증심사위원회에서 2급(블루벨트)으로 인증받았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에 출근하는 자리에서 검사장급 인사에 관한 취재진의 질문에 "아직 정해진 것은 없고, 지금은 콘셉트를 잡는 단계"라며 "대검검사급 인사는 아주 최소화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산업재해, 시민재해와 같은 국민의 생명, 신체의 위험을 초래하는 사고에 대해 우리가 너무 불감증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어제 국무회의에서 대통령께서 후진적 산재 사고가 여전하고, 그 점을 참 부끄럽게 생각하신다는 말씀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그 부분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뭔가 조치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오전 경기 과천시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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