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정부가 HMM의 민영화와 관련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올해 해운업계 매출액은 4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의 민영화와 관련해 "아직은 (매각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다.
문성혁 장관은 "시집이나 장가를 보낸다는 느낌으로 HMM을 키워서 독립시킬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채권단(산업은행·한국해양진흥공사) 관리하에 있는 HMM은 코로나19 사태와 해운 호황에 힘입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4조679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HMM이 최대 실적 경신 행진을 이어가자 일각에서는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지분을 지금부터 단계적으로 매각해 민영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문 장관은 이에 대해 "현재 HMM의 신용등급은 BBB-로 아직 완전히 독립할 단계가 아니다"며 "조금 더 반석을 다지고 난 후 시장에서 구매자가 있을 때 (매각 여부를) 봐야 할 거 같다"고 강조했다.
문 장관은 현재와 같은 해운호황 시기에 매각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HMM은 지난해까지 10여간 이어진 해운업의 장기불황 여파로 적자 행진을 하다 2016년부터 채권단 관리를 받아왔다.
문 장관은 "현재의 해운 호황은 코로나19에 따른 물류의 낙차 차이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따른 항구 혼잡이 원인"이라며 "HMM이 정부에 진 빚을 다 갚고 안정적으로 당기순이익이 성장하면 시장에서도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거위가 계속 황금알을 낳을 수 있게끔 튼튼하게 만드는 게 우리 역할"이라며 "그렇게 됐을 때 정부의 빚을 갚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장관은 올 한 해 해운업계의 성과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올해 해운업계가 주요 지표 면에서 한진해운 파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며 "HMM이 마른 수건 짜내듯 임시 선박을 투입한 덕분에 물류난에도 잘 대처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문 장관은 "한진해운 파산 당시 해운업계 매출액은 39조원이었는데 올해 이를 상회하는 40조원의 매출과 105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의 컨테이너 선복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고 수주액과 수출액을 달성하는 데 해수부가 일조했다는 생각에 기쁘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세계적인 물류난으로) 중소 화주들이 선적 공간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HMM이 원활한 수출을 위해 다른 선박을 빼서 마른 수건 짜내듯 임시선박을 투입했다"며 "만약 국적 선사가 없었다면 수출 대란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 장관은 국내외 해운사 운임 담합 논란에 대한 제재 수위를 결정하기 위한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 일정이 다음 달 12일로 확정된 데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해운사 운임 담합 문제와 관련해 양 부처 간 이견이 있지만, 해소를 위해 소통하며 이제까지 노력해 왔다"며 "가능하면 연내에 마무리해 달라고 했지만, 그래도 전원회의 날짜가 잡힌 데 대해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2003∼2018년 HMM 등 국내외 23개 선사가 설정한 운임 약 120건에 대해 담합행위로 규정하고 최대 8000억원 규모의 과징금 부과가 필요하다는 심사보고서를 지난 5월 낸 바 있다.
하지만 해수부는 이들 사례에 대해 선주들이 소비자인 화주사들과 최초 합의한 것보다 오히려 더 낮은 운임으로 운영했기 때문에 담합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의 민영화와 관련해 "아직은 (매각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시집이나 장가를 보낸다는 느낌으로 HMM을 키워서 독립시킬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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