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민주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논의할 '부동산 조세 논의 워킹그룹'을 만든다. 이재명 후보가 양도세 유예 필요성을 언급했으나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힌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 후보가 부동산민심 수습을 위해 부동산감세에 방점을 찍었지만, 당내에서도 양도세 유예에 대한 입장이 엇갈리는 만큼 이번 문제를 전담 논의할 워킹그룹을 구성, 의견부터 '조율'하겠다는 방침이다.
신현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양도세 유예 문제를 논의할 워킹그룹 만들어 다양한 방안을 모으기로 했다"며 "워킹그룹은 이 후보가 직접 제안한 것이기도 하기 때문에 빠르게 구성될 것이고, 부동산 조세 문제에 관해 체계적인 논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신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애초 이날 의총 안건엔 양도세 중과 유예와 워킹그룹 구성 등은 없었다. 원래 안건은 연말연시 국회의원 지역활동과 소상공인 지원에 관한 법령 개정안 당론 채택 등이었다. 하지만 이 후보가 의총을 방문해서 인사말을 했고, 여기서 워킹그룹을 제안하자 자연스럽게 의원들의 자율토론으로 이어졌다.
복수의 민주당 의원들에 따르면 이날 이 후보는 의총에서 "대선을 위해 지역에서 최선을 다해 뛰어주셔서 감사하고, 저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의 기대와 요구를 우선시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를 타고 국민들을 만나니까 민주당이 더 큰 책임감을 발휘해달라고 요청했다"면서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게 가장 중요하니까 양도세와 부동산 공시제도, 정부 통계 등에서도 유연성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 후보는 이날 의총 방문 전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서도 "양도세 중과제도는 유지해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경직된 제도를 일부만 약간 완화하자는 것”이라며 “한시적으로 1년간, 그것도 6개월 안에는 100% 감해주고 9개월 안에는 2분의 1만, 12개월에는 4분의 1만 해주고 1년이 지나는 내년 말부터는 철저하게 중과하자 이런 입장"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반면 청와대는 여전히 양도세 중과 유예에 대한 반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그대로 가야 한다는 입장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지금 상황에서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이제 시장이 변화하고 있는 민감하고 결정적인 국면이기 때문에 정책의 일관성도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그 점에 대해서도 당과 여당 후보가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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