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이성윤 서울고검장 공소장 유출' 사건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를 받고 있는 전 수원지검 수사팀이 해당 수사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공수처에 제출했다.
전 수원지검 수사팀은 5일 입장문을 통해 "수사팀 구성원들을 상대로 예상되는 공수처의 표적 수사를 방어하기 위해 지난 3일 공수처에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수사팀은 "공수처는 11월26일 및 29일 메신저, 쪽지, 전자결재, 이메일 등에 대해 광범위한 압수수색을 했으나, 수사팀의 공소장 외부 유출에 대한 아무런 자료나 단서도 확인하지 못했다"며 "그럼에도 공수처 담당 검사는 압수수색 현장에서 향후에도 수사팀에 검사들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이유를 밝혔다.
수사팀에 따르면 의견서의 취지는 △수사팀은 공소장이나 공소사실을 외부로 유출한 사실이 전혀 없고, 이는 이미 대검 진상조사에서 명백히 밝혀졌으므로 공수처는 그 조사 내용을 확인해야 하며 △공수처가 특정 언론보도를 공소장 유출의 결과라고 봤다면 그 보도 경위부터 파악해야 하고 △공소제기 후 '공소사실'은 비밀성이 없어 영장 범죄사실 자체로 범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수사팀은 "공수처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공소사실 유출 등의 명목을 내세워 검사들을 상대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이어 "대검 감찰부는 본건(공소장 유출사건)에 관한 충분한 진상을 파악하고 있음에도, 검찰 구성원들이 무고하게 수사를 받고 대검이 수시로 압수수색 당하는 상황을 방치하고 있다"며 "6개월이상 진행한 진상조사 결과를 신속하게 발표해 수사팀이 본건과 무관하다는 사실을 밝혀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수사팀은 대검 감찰부가 조사결과를 발표하지 않을 경우 정보공개를 청구할 예정이다.
수사팀은 또 "총장님께도 호소드린다"며 "대검 소속 부서인 감찰부가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도록 지시해 무고한 검사들이 수사를 받지 않고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김오수 검찰총장이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이어 "그리고 공소제기 후 공소사실이 비밀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대검의 입장을 명확히 해 이같은 상황이 재발되는 것을 막아달라"고 했다.
앞서 수원지검은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불법출금 수사 무마 의혹' 관련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이 고검장을 기소했다. 그러나 관련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며 공소장이 유출됐다는 의혹이 일었다. 공수처는 공소장이 수사팀 등 검찰 관계자를 통해 유출됐다고 보고 지난 5월 사건을 입건했다.
공수처는 당시 수사팀이 주고받은 메신저 내용 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대검 정보통신과 서버를 두 차례 압수수색했으나 혐의 관련 압수물을 찾지 못 했다. 이 과정에서 공수처가 공소장 유출 피의자와 유출방법을 특정하지 못한 채 압수수색을 강행하고 대상자에게 압수수색 절차를 설명하는 안내문을 나중에 제시해 위법수사 논란이 일었다.
공수처 수사관들이 지난달 29일 이성윤 서울고검장 공소장 유출사건 관련 압수수색을 위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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