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3일 2030 청년들과 만나 쓴소리를 들었다. 특히 이 후보의 주요 정책인 '기본소득'을 두고 양보없는 설전이 펼쳐졌다.
2박3일 일정으로 전북을 방문 중인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전주 객리단길 '가맥집'에서 열린 '쓴소리 경청 토크쇼'에 참석해 6명의 지역 청년들과 만났다.
먼저 청년비영리단체 청년이끔 대표 김세혁씨는 사회복지사로 일했던 이력을 소개하고 "이 후보가 주장하는 기본소득과 보편국가가 상충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는 "현금성 복지는 가능하면 다른 효과도 동시에 가지는 게 좋지 않겠냐고 고민했고, 그 결과가 지역화폐사업"이라며 "현금성 복지를 지역화폐로 주면 복지도 늘리고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청년비영리단체 래고를 운영 중인 최서연씨는 "넷플릭스 등 청년들이 실제 소비하는 콘텐츠나 인터넷상에서 쓸 수 없는데 의미가 있나"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이런 데 와서 쓰면 되지 않나"라고 했지만, 최씨는 "이런 데가 없는 지역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국악뮤지컬 극작가 안선우씨 역시 "기본소득으로 소비가 촉진돼 결국 경제활성화가 될 수 있지만 과연 최선의 정책이라 자부할 수 있나"며 "청년 입장에서 너무 선심성"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자원외교 한다고 우물 사서 유정이라고 사기쳐 1조원씩 갖다버리느냐 아니면 소비쿠폰으로 자영업자를 살리고 가계소득 늘리는 데 쓰냐는 결단의 문제"라면서 "왜 대기업에게 주면 투자고, 개인에게 지원하는 건 포퓰리즘이라고 하는 거냐"고 생각의 전환을 촉구했다.
이 후보는 청년들에게 "민주당을 왜 싫어하는 것인가"라고 묻기도 했다. 브런치카페를 운영하는 고자옥씨는 "후보는 인기가 많은데 민주당이 싫은 거다. 솔직히 얘기하면 많이 돌아섰으니까"라고 말했다. 김세혁씨도 최근 선대위에 청년세대들이 임명된 것을 언급하고 "대선 때만 되면 청년들을 이용하는 건가. 정치적 이슈로 한 번 보여주기식으로 끝나는 건가 이런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이용하려고만 하는 건 아니고 (선대위에) 나이든 남자가 많은 건 현실"이라며 "그것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니깐 젊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만들고 정책도 채택하다보면 그 사람들에게도 길이 열린다. 전혀 무의미한 일에 데코레이션으로 쓴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는 전체적으로 가벼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 후보가 "첫잔은 원샷 아닌가"라고 말하자 청년들은 "그런 말 하면 라떼"라고 핀잔을 줬다. 또 '20대 콘텐츠로 뭘 아느냐'고 질문을 받자 이 후보는 '말줄이기'를 안다면서 "할말하않(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하지 않는다)"을 언급했다. 청년들은 "아 좀 옛날건데..."라고 머리를 흔들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일 전북 전주의 슈퍼마켓 형식의 맥주집인 가맥집에서 2030 청년들과 만나 '쓴소리 경청' 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주=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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