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170억달러(약 20조2300억원) 규모의 미국 제2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부지로 텍사스 주 테일러시를 선택했다. 반도체 사업의 핵심인 파운드리 영역에서의 초격차를 위한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24일 삼성전자는 미국 파운드리 추가 공장 부지로 테일러시를 선택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북미 출장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4일 귀국하면 이에 맞춰 투자 계획을 정식으로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 19일에 워싱턴D.C에서 백악관 고위 관계자, 18일에는 미국 의회 핵심 의원들과 잇따라 만나며 결정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미국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도 23일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제2의 파운드리 부지로 테일러시를 선택했고 텍사스 현지에서 24일 오전 정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파운드리 공장 건설로 1800여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미국 제2파운드리 공장 부지로 텍사스 주 테일러시를 확정해 조만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 사진은 삼성전자 텍사스 주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사진/삼성전자 미국법인 홈페이지
테일러시는 기존 삼성의 텍사스 주 오스틴시 파운드리 공장에서 약 40분 가량 떨어져 있어 지리적으로 가까운 편이다. 향후 파운드리 생산 효율성을 고려해 테일러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초 테일러 공장 착공에 들어가면 2024년부터 파운드리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는 현재 오스틴 공장에 더해 '투트랙' 전략을 내세워 반도체 생산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미국 내 추가로 파운드리 공장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파운드리 수요가 늘어나면서 추가 생산라인 증설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번 규모는 삼성의 해외 단일투자로는 역대 최대였다.
다만 주 정부와 세금 문제 등으로 인해 공장 부지를 확정하지 않았고 그간 테일러시를 비롯해 현재 파운드리 공장이 있는 오스틴, 뉴욕 등을 후보지로 올려놓고 고심해왔다.
이재용(가운데)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평택사업장 극자외선(EUV) 전용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앞으로 테일러 공장은 삼성의 3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공정의 산실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3나노 양산에 이어 2025년 2나노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파운드리 포럼 2021을 열고 "내년 상반기 게이트올어라운드(Gate-All-Around·GAA)기술을 3나노에 도입하고 2023년에는 3나노 2세대, 2025년에는 GAA 기반 2나노 공정 양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독자적인 GAA 기술인 MBCFET™(Multi Bridge Channel FET) 구조를 적용한 3나노 공정은 핀펫 기반 5나노 공정 대비 성능은 30% 향상되며 전력소모는 50%, 면적은 35%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2의 파운드리 공장 부지가 확정하면서 앞으로 삼성의 반도체 초격차 의지는 더 굳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글로벌 1위인 메모리 반도체와 함께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1위를 차지해 종합 1위에 오르겠다는 계획을 다지고 있다.
이를 위해 2019년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발표와 함께 2030년까지 국내 시스템 반도체에 13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에서 한발 더 나아가 올해 5월 38조원을 추가해 2030년까지 총 171조원을 투자하고 첨단 파운드리 공정 연구개발과 생산라인 건설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이밖에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육성을 위해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회사) 대상 IP 호혜 제공, 시제품 생산 지원, 협력사 기술교육 등 다양한 상생 활동을 더욱 확대하고 공급망 핵심인 소재·부품·장비 업체는 물론 우수 인재 육성을 위한 학계와 협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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