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장제원 의원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비서실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아들 문제로 이미 한 번 경선캠프에서 물러난 장 의원을 다시 부르는 것을 놓고 국민 반감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후보가 심복만 보고, 민심은 보지 않는다는 것.
22일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 등에 따르면, 윤 후보 경선캠프에서 종합상황실장을 맡았지만 아들 문제로 사퇴했던 장 의원이 윤 후보의 차기 비서실장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 21일 강남 사랑의교회 예배 일정에서 장 의원이 윤 후보를 수행한 것은 윤 후보의 의중을 대내외에 알린 것으로도 해석된다. 장 의원에 대한 윤 후보의 신임은 매우 두텁다는 게 관계자들의 일치된 목소리다. 비서실장이었던 권성동 의원은 당 사무총장으로 자리를 옮겨 현재 후보 비서실장은 공석인 상태다.
문제는 장 의원이 비서실장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다. 장 의원의 아들인 래퍼 노엘(본명 장용준)은 경찰의 음주 측정 요구를 거부하고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 중이다. 계속된 아들의 일탈에 '부모 빽을 믿고 저런다'는 비난 여론이 빗발치는 상황에서 유력 대선후보 비서실장으로 장 의원이 격상되면 그 뒷책임은 누가 지느냐가 우려의 핵심이다.
장 의원은 앞서 지난 9월28일 "자식을 잘못 키운 아비의 죄를 깊이 반성하며 자숙의 시간을 가지겠다"며 캠프 총괄실장직을 내려놨다. 노엘은 2019년에도 음주운전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당시 "우리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라는 말을 해 비난을 샀다. 또 지난 4월에는 부산에서 행인을 폭행한 혐의로 송치됐다. 당시 폭행 피해자는 "노엘이 '돈을 주겠다', '내가 누군지 아냐'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할말있어요' 게시판에는 장 의원의 비서실장 선임에 반대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2030세대가 장제원 아들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아냐', '국민들 시각에서 바라봐야 정권교체가 된다' 등의 내용이다. 아들의 계속되는 범죄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 장 의원의 의원직 박탈 청와대 청원은 25만8000여명의 국민 동의를 얻기도 했다.
이에 윤 후보가 국민 여론을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민심의 반대를 뚫고서라도 측근을 요직에 배치하는 것은 선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장 의원의 아들이 현재 구속 중인데 (장 의원이) 대선캠프 주요 보직으로 가는 것에 대해 젊은 세대는 물론 국민들의 거부감이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 선거에서 표에는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설령 본인과 가깝고 의지하고 있더라도 국민 여론을 살펴 기용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아들 문제는 일회성이 아니고 반복됐기에 부모 책임이 크다고 보는 게 민심"이라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 교회에서 장제원 의원(좌)과 예배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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