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억누른 수능 수험생들 "떨지 않을래요"
배웅 후 학부모 발 동동…지각생, 뛰거나 경찰차 타거나
2021-11-18 10:47:43 2021-11-18 10:47:43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험생들이 긴장을 억누르고 각자의 최선을 다짐하며 고사장으로 들어갔다.
 
18일 서울 여의도고등학교에는 입실 시작 시간인 오전 6시30분쯤부터 수험생이 입장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발열 검사 등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난해와 올해 시험 모두 입실 시간이 예년보다 당겨졌다.
 
18일 오전 6시38분 서울 여의도고로 수능 수험생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교문 앞에서는 학부모들이 자녀를 배웅하는 풍경이 이어졌다. 아들을 안아주며 두드려고 들여보내는 엄마, 가방을 챙겨주는 부모, 차량으로 데려다준 뒤 하차 시간이 없어 창문 내리고 "파이팅"을 외치는 어머니, 운전석 창문을 너머로 "편하게 해"라고 외치는 아빠 등이 있었다.
 
고3 쌍둥이 학부형 A씨(51)는 아들을 들여보낸 후 교문을 왔다갔다 하면서 지켜보다가 당부할 것이 있는 듯 전화를 걸었다. A씨는 "그동안 아들이 긴장해서 '떨지 말고 평소처럼 하라'고 말해줬는데 여기 오니 떨더라"며 "다른 아들은 고사장이 다르기 때문에 아빠가 차를 태워줬다"고 말했다.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고에서 쌍둥이 고3 학부형이 수능 수험생 아들을 들여보내며 격려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수험생들은 담담하게 시험에 임하려는 모습이다. 3수생이라는 박모씨는 "'코로나 수능'에 익숙해져 있을 뿐더러 학원에서도 마스크 쓰고 공부했다"고 말했다. 근처 여의도여자고등학교로 입장한 고3 신모양은 "어차피 코로나 와중에 시험에 보는 건 예정됐던 것"이라며 "떨지 말고, 실수하지 않으면서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가짐"이라고 말했다.
 
긴장을 풀기 위해 교문 앞에서 '기합'처럼 "파이팅'을 외치는 응시생들도 있었다. 여의도고를 방문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격려해주자 환호성으로 응답하기도 했다.
 
조 교육감은 "작년과는 달리 올해는 교사 및 학생이 백신 접종한 상태에서 수능을 치르기 때문에 안심하고 준비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점심 시간에만 간이 종이 칸막이가 있어 학생이 편안한 심정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수능과 대입은 인생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더 넓은 세상으로 가는 관문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면 좋을 거 같다"며 "3년 동안, 혹은 고3 1년 동안 긴 인고의 시간을 교육감으로서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18일 오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여의도고로 입장하는 수능 수험생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지각한 수험생들도 눈에 띄었다. 입실 마감 시각인 오전 8시10분이 임박하자 경찰차를 타거나 뛰어오는 수험생들이 있었다. 정각에 도착해 가쁜 숨을 몰아쉬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미처 수험표를 가져오지 못한 응시생도 있었다. 마감 시각을 넘겨서 도착한 수험생들도 입장이 허용됐다.
 
2022학년도 수능은 이날 오전 8시40분 전국 86개 시험지구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지원자는 50만9821명이다.
 
18일 오전 8시9분쯤 수능 수험생이 서울 여의도고 교문 앞에 도착한 경찰차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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