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쥴리 벽화' 논란이 일었던 서울 종로 관철동의 한 중고서점 외벽에 게시됐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王자·개 사과·전두환' 벽화가 지워졌다.
17일 <뉴스토마토>의 취재 결과 '王자·개 사과·전두환' 벽화가 지워진 것으로 확인됐다. 벽화가 있던 위치에는 "세상이 예술을 죽였다"라고 적혀있다.
중고서점 벽면을 대여한 문화·예술 매니지먼트 굿플레이어의 김민호 대표는 전날 통화에서 "(벽화를 대여해 준 건물주가) 나 너무 힘들다. 당장이라도 벽화를 지우겠다고 했는데, 계속 설득할 것"라고 밝혔지만 결국 벽화는 가려졌다.
17일 서울 종로구 관철동 한 중고 서점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王자·개 사과·전두환' 벽화가 가려진 모습. 사진/표진수기자
이 벽화는 윤 후보의 장모로 추정되는 중년 여성과 전두환 전 대통령을 닮은 남성의 그림이 그려져있었다. 앞서 윤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전두환 옹호'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해당 벽화는 지난 11일부터 이틀에 걸쳐 그래피티 아티스트 '닌볼트'가 그렸고, 계약 기간은 내년 6월까지로 월 30만원씩 건물주에게 사용료를 내기로 했다.
김 대표는 "지난번 벽화 논란 이후 벽이 널리 알려진 것을 보고, 이 벽을 문화예술 마케팅으로 이용하려고 소속사 작가들에게 제안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벽화 상단에는 '본 작품을 훼손할 경우 민형사상의 처벌을 받게 될 수 있다'는 경고 문구가 붙이기도 했었고, 오는 25일까지 옥외집회 신고도 마쳤다. 김 대표의 의도는 외벽과 그 앞 공간에서 그래피티와 파인아트, 순수미술, 댄스 배틀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또 다시 논란이 되자 건물주가 벽화를 가린 것이다.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서점 외벽에 게시된 '王자·개사과·전두환' 벽화. 사진/ 표진수 기자
김 씨는 "시끄럽게 싸우자는 게 아니라 시끌벅적하게 배틀로 놀면서 동네 자체를 재밌게 만들어보고 싶었지만, 건물주가 힘들다고 말해 아쉽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7월 이 건물 외벽에는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를 연상시키는 벽화가 게시돼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벽화에는 '쥴리의 남자들'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란 문구와 함께 김 씨의 얼굴을 묘사한 듯한 그림이 그려졌다. 쥴리는 김 씨 관련 소문에서 나오는 별칭으로, 김 씨는 스스로 이에 대한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서점 측은 이후 논란이 되자 흰 페인트를 덧칠해 그림을 모두 지웠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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