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자동차 운전이 아닌 액티비티."
르노삼성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에 대한 경험을 한마디로 하면 그렇다. 트위지는 몸집이 워낙 작아 제대로 달릴 수 있을지, 다른 차량과 도로에서 함께 주행하는 게 불안하지 않을지란 평소의 의문에 강하게 항의하듯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역동성을 뽐냈다.
지난 10일 부산시 관광 벤처스타트업 '투어스태프'가 운영하는 비대면 모빌리티 쉐어링 서비스 '투어지'를 통해 트위지를 시승했다. 투어지는 부산 벡스코와 오시리아 관광단지를 거점으로 트위지 50대가 운영되는 데 필요한 시간만큼만 차량 자유 반납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트위지 주행 모습.사진/르노삼성
시승은 트위지를 타고 벡스코를 출발해 달맞이 고개를 거쳐 오시리아에 있는 투어지 거점까지 11km를 달리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트위지는 여러모로 여느 차량과는 다르다. 바퀴는 차체 밖으로 돌출돼 있고 문은 수직으로 열린다. 차량 외부에는 문을 열수 있는 손잡이가 없다. 이 때문에 차량 문을 열기 위해서는 안쪽에 있는 레버를 위로 당기면서 살짝 들어 올려야 한다. 사이드미러는 손으로 조작해야 한다.
기어 변속기와 비상등 버튼은 핸들 왼쪽에 있고 핸드브레이크는 그 아래쪽에 위치했다. 중앙에는 디지털 계기판, 그 양측에는 글로브 박스가 있다. 좌석은 앞뒤로 배치돼 있는데 뒷좌석은 성인 남성이 타기에는 다소 작게 느껴졌다. 에어컨과 히터 등 공조장치, 오디오 시스템은 없다. 다만 스피커 틀이 마련돼 있어 블루투스 스피커를 장착하면 오디오 문제는 쉽게 해결할 수 있을 듯 보였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운전석 쪽에 위치한 도어 레버, 스피커 틀, 사이드 브레이크, 비상등·변속기 버튼.사진/뉴스토마토
단단한 느낌을 주는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고 궁금증이 컸던 트위지의 주행능력을 보기 위해 차량을 조심스럽게 출발시켰다. 트위지는 지하주차장을 빠져 나오는 짧은 오르막부터 '초소형'에서 오는 선입견이 보기 좋게 깨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트위지는 도로에 합류할 때부터 자연스럽고 빠르게 차선을 이동하면서 기민함을 뽐냈다. 본격적으로 속도를 높이면서 달려야 하는 상황에서의 가속력도 예상보다 훨씬 좋았다. 달맞이 고개를 아무런 어려움 없이 오르는 힘도 마찬가지다.
트위지보다 더 강력한 힘을 내는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보통의 차량과 비교해도 결코 뒤쳐지지 않았다. 트위지는 최고출력 17.1마력의 13kw급 모터를 장착했다.
트위지는 민첩하게 코너를 돌아 나오는 능력과 주행 내내 보여준 역동성으로 운전의 재미를 느끼기에도 충분했다. 르노그룹 내 F1 등 모터스포츠를 담당하는 팀이 트위지 제작에 참여했다.
트위지.사진/뉴스토마토
달맞이 고개를 내려오는 길에는 몸집이 작은데서 오는 장점을 충분히 체감했다. 트위지는 주행을 하다가 차선을 바꾸듯 가볍게 핸들을 돌리고 브레이크를 한번 밟으니 도로 오른편에 마련된 공간에 자연스럽게 주차가 됐다. 공간이 충분한지 가늠해보거나 차를 추가로 움직일 필요가 없었다. 트위지는 일반 자동차 주차공간에 3대를 세울 수 있다.
트위지로 이동하면 여행을 하면서 주차가 여의치 않아 아름다운 풍경을 스쳐 지나야 하는 경험을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 경험해보니 트위지는 재능이 넘쳤다. 우선, 여행을 더욱 풍부하고 자유롭게 해줄 뿐 아니라 대중교통 이용이 힘든 장소를 이동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라스트마일이 될 가능성이 충분했다. 실제로 투어지는 그동안 3000회 이상 대여가 있었지만 단 한건의 사고도 없었다. 전동킥보드처럼 인도로 달려 보행자와 겹치거나 도로에서 다른 차량으로부터 받는 위협이 크지 않아서다. 트위지는 안전성을 강화한 강판 프레임을 적용하고 에어백을 탑재해 사고가 났을 때도 탑승자를 보호할 수 있다.
트위지가 주행하는 모습.사진/르노삼성
좁은 골목에서도 운전이 쉽고 유지비가 적다는 점에서 출·퇴근이나 배달용으로도 가치가 높다. 트위지는 600원(일반가정 요율 1kWh당 100원 기준) 정도를 충전하면 55㎞에서 최대 80㎞까지 달릴 수 있다. 1인승 카고는 뒷좌석을 트렁크로 대체해 최대 180ℓ, 최대 75㎏를 적재한다.
트위지가 주는 운전의 재미를 생각하면 여가를 즐기기 위해서만 탄다고 해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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