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내년 세계 경제가 4.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5월 전망 때보다 0.3%포인트 상향된 수치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선진국을 중심으로 견조한 회복세가 기대되는 데 따른 분석이다.
KIEP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며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2년 세계경제 전망'을 발표했다.
KIEP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5.9% 수준으로 지난 5월과 변동 없이 유지했다. 세계경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가 완화되는 가운데 각국에서 확장적인 정책 대응을 지속함에 따라 지난해(-3.3%) 대비 큰 폭의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봤다.
내년에는 올해보다는 1.3%포인트 하락한 4.6% 상승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제시한 전망치 4.5%보다는 소폭 높고,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전망치 4.9%보다는 낮다.
KIEP는 내년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 국면에 진입하고, 신흥국에도 백신이 일정 수준 이상 보급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이 정상화 경로에 진입하고 투자자 위험회피도의 급격한 변화가 없으며,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의 급격한 자본 이동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특히 미국은 민간 부문 회복이 지속되겠지만, 애초 계획보다 축소 통과된 인프라 투자 법안 규모(2조2500억 달러→1조7000억 달러→1조2000억 달러), 중간선거 등 정치 일정에 따른 정책 지연과 축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금리 인상 우려 등 부정적 요인으로 연간 3.8% 성장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유로 지역과 영국은 민간부문의 자생력이 높아지면서 소비와 수출, 투자가 증가해 각각 연간 4.6%, 5.3%의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일본은 신성장 산업 관련 투자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지난 5월 전망치(1.1%)보다 대폭 상향된 연간 3.3%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아울러 KIEP는 주요 신흥국에서도 완만한 경기회복이 이뤄지겠으나, 올해 하반기부터 나타나고 있는 델타 변이의 재확산세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지가 2022년 성장세를 결정지을 것으로 판단했다.
중국은 산업 규제로 인한 민간부문 위축, 전력난으로 인한 생산 부진, 부동산 기업의 잠재적 디폴트 리스크, 미·중 갈등 재점화 등 경기 하방요인이 있지만, 안정된 경기 정상화를 이루면서 내년 5.5%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또 러시아는 민간 소비와 투자의 빠른 회복 및 견조한 유가 흐름, 환율 안정 등의 긍정적 요인으로 2.9%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졌다.
KIEP 관계자는 "내년에는 글로벌 대전환이 진행될 것"이라며 "대전환 비용 부담과 정부 예산 제약, 녹색 전환에 따른 민간에서의 병목·지체 현상, 국제 협력 지체와 국내 정치 과정의 지연 등은 세계경제 성장의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KIEP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며 '2022년 세계경제 전망'을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3일 한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검수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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