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31일 과거 당대표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조치에 대해 "당원 여러분의 마음을 아프게 한 데 대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고 했다. 다음달 5일 대선후보 선출을 앞두고 보수 표심을 얻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홍 후보는 민심에서는 윤석열 후보와 호각지세인 반면 당심에서는 막강한 조직력을 앞세운 윤 후보에게 절대 열세라는 게 당내 중론이다.
홍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대국민·당원 호소 기자회견을 열고 "(박 전 대통령 출당 조치는)문재인정권의 좌파 개헌을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홍 후보는 "제가 대통령이 되어 특별사면권을 갖는 즉시 두 전직 대통령(이명박·박근혜)을 사면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홍 후보는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2017년 11월 대표 직권으로 박 전 대통령을 당에서 제명했다.
홍 후보는 이날 시종일관 낮은 자세를 취하며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저를 성원해주신 것도, 잘못의 책임을 물은 것도 모두가 당의 주인인 당원동지들의 사랑 덕분이었다"며 "지난 시간 혹여 저의 소홀함이나 부족함 때문에 마음 상하셨거나 섭섭하셨던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홍 후보는 자신만이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후보를 겨냥해 "문 정권이 설치한 의혹의 시한폭탄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 후보로는 결코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며 "흠 없고 깨끗하며 준비된 후보를 두고 현 정권에 발목잡힌 후보를 선택하는 위험을 감내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2030 세대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는 이준석 대표와의 시너지를 적극 부각시켰다. 그는 "2030세대, 호남, 중도층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본선에서 확실하게 이길 후보는 역시 저 홍준표 뿐이다. 8월 중순까지는 윤석열 후보가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었지만, 이제는 홍준표만 이재명 후보를 가장 안전하고 확실하게 100% 꺾을 수 있는 후보"라며 재차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힘은 일반국민 여론조사 50%와 당원투표 50%를 합산해 내달 5일 당의 대선후보를 최종 확정한다. 당원투표는 다음달 1일부터 4일까지 모바일과 자동응답시스템(ARS) 방식으로 진행되며, 일반국민 여론조사는 같은 달 3일부터 4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홍 후보는 당원투표가 시작되는 다음달 1일 당원이 가장 많은 대구·경북을 찾아 보수 표심에 호소한다. 당원들이 가장 많이 포진한 보수진영의 텃밭을 찾아 상대적으로 취약한 당심 확보를 위해 총력전에 나서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이 곳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연민이 강해, 이날 용서 발언도 현장 방문 전 포석의 의미로 해석된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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