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철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물산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오세철
삼성물산(028260) 대표이사 사장이 마지막 석탄발전소 프로젝트에서 손실을 면치 못했다. 건설부문이 3분기 영업손실을 냈다. 취임한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적자를 봤다. 다만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해외통’ 강점을 살려 해외 수주를 다수 확보한 점은 성과로 꼽힌다.
31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연결기준 3분기 매출액이 2조407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보다 22.5% 줄었다. 영업이익은 -1300억원으로 적자를 냈다. 한 분기 동안의 영업이익에 가까운 금액이 손실로 기록됐다. 회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1350억원이었고 2분기 영업이익은 1130억원이었다.
3분기 영업손실을 보면서, 올해 건설부문의 누적 실적도 지난해보다 부진했다. 누적 매출액은 7조8410억원으로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7% 줄어드는 데 그쳤으나 영업이익은 1180억원에 머물렀다. 지난해 같은 기간 3960억원보다 70% 급락했다.
건설부문이 전사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줄었다. 상사, 패션, 레저 등 다른 사업부문을 포함한 전사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4조6910억원이다. 영업이익은 8690억원이다. 이중 건설부문의 매출 비중은 31.7%고 영업이익은 1.3%를 차지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건설 매출 비중이 38.9%였고 영업이익은 65.8%에 달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패션, 상사 등이 부진을 면치 못할 때 건설이 실적을 받쳤는데, 올해는 다른 사업부가 실적을 방어한 모습이다.
건설부문의 3분기 영업손실은 강릉 안인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비롯됐다. 이 현장에서 하도급 정산과 관련된 외주비가 늘어난 데다, 민원과 보상문제가 겹치면서 공정이 지연돼 비용이 증가했다는 게 삼성물산의 설명이다.
이곳에서는 시민·환경단체들이 건설중단을 요구하는 등 논란이 이어져왔다. 아울러 자재가격과 인건비 상승도 원가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탈석탄’을 선언한 삼성물산이 마지막 석탄발전소 프로젝트에서 발목을 잡혔다.
이 현장의 공정률은 약 80%다. 삼성물산은 남은 공사를 진행하면서 철저한 공정관리를 바탕으로 추가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오 대표로선 취임 1년차를 무난히 넘기기 위해 4분기 손실을 최소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서울시 강동구에 위치한 삼성물산 본사. 사진/삼성물산
오 대표는 손익 실적에서는 아쉬움을 지우지 못했으나, 해외 수주에선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해외건설협회 집계 결과 올해 1월부터 이달 29일까지 삼성물산의 해외수주 계약금액은 43억8405만달러다. 이 기간 해외 수주 실적이 있는 건설사 중에서 가장 높은 액수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이영호 전 대표가 재임한 지난해에는 연간 45억6487만달러를 수주해, 삼성엔지니어링(76억3937만달러)과 현대건설(6억5462만달러)에 밀렸다. 그러나 올해는 현재까지 이들보다 많은 액수를 확보했다. 오 대표가 연내 해외에서 추가 수주에 성공한다면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있다.
올해 이 같은 성과는 해외 현장에서 오랜 기간 몸 담아온 오 대표의 역량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해 1985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오 대표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2008년 상무 승진 이후에는 두바이 현장소장, 중동지원팀장 등을 지냈다. 전무를 달고서는 글로벌조달센터장과 플랜트PM본부장을 거쳤고 부사장 자리에 오른 뒤에는 플랜트사업부장을 맡았다.
올해 쌓아놓은 해외 수주가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추가 손실을 최소화한다면 4분기 실적은 3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 가능한 추가비용을 선제적으로 계상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라며 “4분기부터 영업이익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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