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대미 전기차 무역적자가 올 들어서만 5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전기차 시장 1위인 테슬라 수입이 늘어나면서다. 중국과의 무역에서도 전기버스가 수입되며 무역적자가 1800만달러에 달했다.
2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한국·미국·중국간 전기차 수출입 동향 및 전기차 보조금 정책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우리나라 전기차 누적 수출액은 37억달러, 수입액은 10억달러다. 완성차 수출액의 10.8%, 수입액의 9.1%를 차지했다.
테슬라 모델3. 사진/테슬라
대수로는 전기차 수입이 2만6151대를 기록해 지난해 연간 총 수입대수(2만2206대)를 이미 초과했다.
전기차 교역에서는 미국에 대한 적자규모가 가장 컸다. 올해 3분기까지 대미 전기차 수출은 2억7000만달러, 수입은 7억8000만달러로 대미 전기차 무역적자는 5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내연기관차의 경우 미국은 우리나라가 꾸준한 무역흑자를 달성하고 있는 시장이지만 2019년 이후 테슬라 국내 진출 등 미국 전기차 수입이 지속 증가하면서 무역적자가 확대되고 있다.
실제 3분기까지 우리나라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총 4만8720대로 이중 테슬라가 33.4%(1만6287대)를 차지했다. 지난해 1만1829대를 이미 넘어서며 2년 연속 국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중국에는 높은 관세 등으로 전기차 수출이 없는 반면 수입만 늘어났다.
전기버스와 초소형 전기차 수입이 증가하면서 올해 3분기까지 대중 전기차 수입액은 1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기버스는 지난 8월까지 230대, 초소형 전기차는 2051대가 수입됐다. 전기버스의 경우 중국산이 36%를 차지하면서 국내 시장지배력을 높여가고 있다.
완성차뿐만 아니라 전기차 부품 분야에서도 중국산 수입이 증가해 지난해부터 중국과의 자동차 부품 교역도 적자로 전환됐다.
올해 1~9월 국내 전기승용차 판매량. 사진/한국자동차산업협회
대미, 대중 전기차 무역적자가 커지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은 자국산과 수입산간 차별적 보조금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자동차용 전력전지 산업표준에 관한 규정'을 운영해왔다. 중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만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게 핵심이다.
2019년 비시장적 무역규제에 대한 국제사회 비난을 의식해 폐지했지만 주행거리와 에너지 밀도, 배터리 종류, 구동모터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하는 '신에너지차 권장 목록'을 매월 발간해 보조금 지급 심사에 활용하고 있다. 우회적으로 자국 전기차를 우대하고 있는 것이다.
신에너지차 권장 목록에 의해 우리나라 제조사들은 여전히 현지 업체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장착해야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은 현재 전기차 구매 시 7500달러(약 880만원)의 보조금을 세액공제의 형태로 지급하고 있지만 최근 미국 하원이 발의한 전기차 세제 혜택 개정안에는 노조가 있는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 전기차에 대해 4500달러(약 536만원), 미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경우 500달러(약 60만원)의 추가 세금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이 담겼다. 개정안이 시행된다면 무노조 경영 중인 현대차 등 대부분의 외투기업은 차별을 받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산, 수입산 모두 최대 800만원 내에서 연비, 주행거리, 에너지 효율에 따라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전기버스의 경우엔 최소 자부담금 규정을 마련한 바 있으나 제도 개선이후에도 수입이 줄지 않고 있다.
정만기 KAMA 회장은 "우리 완성차의 최대 수출국인 미국에서 전기차 무역적자가 확대되고 중국에서는 부품까지 적자로 반전된 것은 우려스러운 점"이라며 "특히 2030년 450만대 전기동력차 보급 목표 등 무리한 전동화 정책을 펼칠 경우 무역적자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대주의에 입각한 구매보조금 지급뿐만 아니라 버스, 트럭 등 중국산 전기차와 직접 경쟁하는 차량에 대해서는 R&D와 관련 설비 투자에 대해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등 특단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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