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충청지역 합동토론회에서 서로를 향한 네거티브를 멈추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집중 공격했다. 이 후보의 흙수저 프레임에 대해 '이미 특권층', '사회에 대한 증오심으로 컸다'는 지적이 나왔고, '경제 망치는 가속 페달을 밟을 사람', '가짜 능력'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원희룡 후보는 25일 충청 합동토론회에서 윤 후보를 향해 "상대는 이재명으로 이재명 슬로건은 '이재명은 합니다'인데 이재명은 '우선 뭐라도 할 것 같다'는 지지층이 있다"며 "또 하나는 '청년들은 더 이상 꿈을 꾸지 않으며 불공평한 생존보다 공평한 파멸을 바라기 시작했다'인데 요즘 SNS상에서 유행하는 말"이라고 소개했다.
원 후보는 이어 "정치인들이 매번 세상을 낫게 하고 삶을 개선한다고 하지만 한두 번 속은 것도 아니고, 민주당도 서민을 위하는 줄 알았더니 괴롭히기만 하고, 운동권은 이상주의와 공리공론 가지고 나라를 망쳤다(는 의미라)"며 "이제는 개선을 바라는 게 아니라 나보다 많이 가지고, 많이 배우고, 잘나가고, 유복하게 사는 이 사람들을 끌어내려서라도, 공평한 파멸이라도 '속 시원히 해줬으면 좋겠다'는 게 이재명에 대한 상당한 지지기반"이라며 이 후보에 대한 제압 방법을 물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사람이 자랄 때 부모가 어려워서 어렵게 클 수 있습니다만 20대 초반에 사법시험 합격한 80년대면 우리나라에 벌써 금수저로 오른다"며 "판검사가 됐든, 변호사로 바로 개업하든 그렇게 어렵지 않게 상당한 재산도 모을 수 있고, 유복하게 살 수 있고,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만약에 (이 후보가) 흙수저의 정신으로 끝까지 자기와 같은 입장에 있던 사람을 끝까지 보호하고 아끼는 마음이 있다면 절대로 이런 대장동 같은 일은 생길 수 없다"며 "이미 특권층에 편입이 된 사람이고, 어릴 때 가난하게 컸다는 거 가지고 이야기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그 시절 변호사는 이미 괜찮았다"며 "국민들은 마치 '흙수저다'하면 어려운 입장을 다 이해해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어 "(공평한 파멸을 원하는 이 후보의 지지 동기 해소를 위해) 희망을 드리겠다"며 "공정과 상식을 통해 그분들에게 희망을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후보 역시 "이 후보의 페이스북을 보면 자기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담임 선생님한테 참 많이 맞았다', '다음에 커서 초등학교 선생이 돼 복수를 애들한테 무참하게 함 패주고 싶다'고 했다"며 "이재명 키운 건 사회에 대한 증오감"이라고 지적했다.
원 후보가 '속 시원히 복수를 해주길 바라는 이 후보 지지층을 어떻게 하겠냐"고 묻자 홍 후보는 "(그런 지지가가) 많지는 않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자 유승민 후보가 홍 후보를 향해 "'쥐어패 패주고 싶다', '쥐어패 버리고 싶다'는 홍 후보의 '18번' 아니냐"고 웃으며 묻자 홍 후보는 "저도 가끔 그런 이야기를 한다"며 "그런데 이재명은 증오심의 발로고 저는 좀 다르다"고 응수했다. 다시 유 후보가 "홍 후보는 정의감의 발로냐"고 묻자 홍 후보는 "그렇다"고 답했고 그 과정에서 서로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유 후보는 마무리발언을 통해 "민주당이 불법과 비리로 뒤덮인 이재명으로 갈지는 두고 봐야 한다"며 "이재명으로 끝까지 간다면 대한민국 경제를 망치는 데 훨씬 가속 페달을 밟을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저는 22년 동안 경제면 경제, 국가안보면 국가안보, 철두철미하게 준비하고, 품격을 지키면서 단 한 번의 구설수나 비리에도 연루 안 됐다"며 "경제대통령이 대한민국을 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원 후보 역시 "이 후보를 대장동 비리고 고발했는데 무고죄 위험을 직접 무릅쓰겠다"며 "중요한 것은 이재명에 대해 그 지지층이 기대하는 게 가짜라는 것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파멸을 원하는 어둠의 에너지 해소하겠다"며 "경선은 인기투표가 아닌 만큼 이재명을 꺾을 전략투료를 해달라"고 호소했다.
윤 후보는 '대장동 게이트'에 맞서는 듯 고발사주 사건을 언급했다. 윤 후보는 "손준성 검사에게 지난 주말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는 것을 들었는데 김웅 의원도 조사하지 않은 상태에서 변호사 선임도 늦어져 12월2일날 들어간다고 했는데 주말에 구속영장을 쳐놨다"며 "보통 바로 알려주는데, 오늘 알려주고 경선 일정 때문에 시급히 조사해야 한다고 하는데 야당 대선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 지금 여당은 저 하나 잡으면 집권연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똑똑히 봐달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왼쪽부터), 홍준표, 원희룡, 유승민 후보가 25일 오후 대전 서구 KBS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남·충북지역 대선 경선 후보 합동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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