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서울시와 오세훈 서울시장에 장애인 이동권 증진 약속 이행을 요구하며 행동에 나섰다.
서울장차연 소속 장애인과 활동가 100여명은 22일 오후 2시쯤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과 서울역에서 40여분간 열차를 타고 내리는 시위를 했다. 시위로 열차 운행이 1시간여 동안 차질을 빚었으나, 현재는 정상 복귀된 상태다.
시위에 나선 일부는 쇠사슬로 열차 출입구 손잡이에 몸물 묶었으며, 일부는 체증하는 경찰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출발이 지연되면서 일부 승객들은 이들에게 고성과 함께 항의하기도 했다.
서울장차연에 따르면 이들이 시위에 나선 이유는 ‘장애인 이동권 증진을 위한 서울시 선언’에 담긴 △2022년까지 서울 지하철 1역사 1동선 승강기 100% 설치 △2025년까지 시내 저상버스 100% 도입 관련 예산이 내년 예산에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1년 오이도역 장애인 리프트 추락 참사 이후 지하철과 버스 등 장애인 이동권 투쟁이 본격화됐으나 변화가 더딘 상황이다. 2017년 신길역에선 승강기가 없어 70대 장애인이 휠체어리프트를 조작하다 추락해 숨지는 일도 발생했다
서울시는 2015년 장애인 이동권 증진 서울시 선언을 발표했다. 2017년엔 구체적인 실행계획도 내놓았다. 시장이 바뀌자 이들은 지난 6월 오세훈 시장과 면담을 가졌다. 당시 오 시장은 “기한 내 이뤄질 수 있도록 법령, 조례, 예산 하나하나 목표를 향해 갈 수 있게 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286개 역사 가운데 여전히 22개 역사가 승강기를 갖추지 못했는데도 내년 예산엔 설계비조차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저상버스 도입 기한은 아직 3년 남았지만, 적어도 75%(5345대)는 돼야 할 도입률이 현재 65.6%(4307대)에 불과하다. 계단버스는 3086대에 달하며, 내년 예산안에 반영된 저상버스 도입은 467대 뿐이다.
이규식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는 “지하철 역사내 동선 한곳 당 최소한 엘리베이터 1개 이상은 설치해주겠다고 약속했는데도, 오 시장은 장애인 예산을 싹 깎았다”면서 “다음 주에는 진짜 제대로 할 것이다. 다음 주 화요일까지 답변이 안 나오면 그땐 정말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지난 2월10일 서울지하철 4호선 충무로역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며 승하차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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