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800원을 넘어서는 등 고유가로 인한 서민경제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현재 정부로서는 유류세 인하방안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나 방관만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서민경제 어려움의 가중과 경제 회복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는 만큼, 고유가 해소를 위한 유류세 인하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1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서울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1801.05원으로 하루 동안 4.47원 상승했다. 이날 전국 기준으로도 전일보다 3.94원 오른 1724.77원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국제 유가 급등 여파로 리터당 2000원을 상회한 2012년 8~10월이다. 휘발유 가격이 2000원을 넘어설 경우에는 약 9년 만에 오름폭이 예상된다.
국내 기름값 급등은 치솟는 국제 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이 맞물린데 따른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두바이유 기준 국제 유가는 이달 들어 배럴당 80달러 내외로 상승하며 최근 7년 내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까지 반영한다면 국내 체감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미국 등 주요 산유국의 원유생산 차질로 원유 재고가 빠르게 감소하는 데 원인이 있다. 특히 허리케인 피해를 입은 멕시코만 원유 생산 시설의 복구가 지연되고 있고 나이지리아, 카자흐스탄 등 일부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에서도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문제는 국제 유가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유가 상승에 따른 여타 에너지 가격의 급등, 계절적 수요 등을 고려해 올해 4분기 중 유가 전망치를 배럴당 8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아울러 국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국내 외국인 증시 자금 유출 등이 지속되면서 원화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악재다.
따라서 국제 유가의 우상향 흐름과 겨울철 난방 수요가 커지는 시점을 감안할 때, 한시적인 유류세 인하가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재정 당국으로서는 유류세 인하방안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측은 "정부는 국제 유가 및 국내 유가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유류세 인하 방안에 대해서는 검토한 바 없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 동향이 국내 기름값에 반영되기까지 약 2~3주간의 시차가 걸린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소 고유가 기조가 연말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고 환율 지속에 서민 물가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유가 안정을 위해서라도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현재 고유가 흐름이 예상외로 길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유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수출 경쟁력도 저하된다. 유류세 인하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마련돼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조언했다.
1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서울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1801.05원으로 하루 동안 4.47원이나 올랐다. 이날 전국 기준으로도 전일보다 3.94원 오른 1724.77원을 기록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의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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