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해외 각국도 여행자들에 대한 국경의 문턱을 낮추고 있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13일(현지시간) 내달부터 코로나 백신 접종을 마친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국경을 전면 개방한다고 밝혔다. 이제껏 미국은 무역 등 필수 목적을 제외하고는 자동차, 철도, 선박을 이용한 입국을 엄격히 통제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 확산 위험을 표적 국가가 아닌 개인 단위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정하면서 국경을 개방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은 항공기를 통한 입국에도 특정 국가를 출발한 여행자 전원을 차단하는 대신, 입국 희망자들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변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화이자, 모더나, 얀센 등 자국에서 승인한 백신뿐만 아니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처럼 미국이 아닌 세계보건기구(WHO)가 승인한 백신도 인정하기로 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13일(현지시간)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육로 및 해로를 통한 입국을 포함해 다음달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해외 여행객에게 국경의 문을 열기로 했다. 태국은 오는 11월1일부터 저위험 국가에서 항공편으로 입국하는 백신 접종 완료자들에게 무격리 입국 제도를 시행할 방침이다. 저위험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영국 등 총 10개국이다.
싱가포르는 지난달부터 특정국가를 대상으로 ‘무격리 여행안전권역(VTL)’ 제도를 시행 중이다. 이달 19일부터 미국, 영국, 프랑스 등 8개국에 이를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싱가포르와 '트래블버블' 협약을 맺은 우리나라도 내달 15일부터 자가격리 면제 대상 국가에 포함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오는 14일부터 발리섬·빈탐섬·바탐섬을 한국과 중국, 일본 등 18개국의 백신 접종 완료자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베트남의 경우 12월부터 주요 관광지를 코로나 저위험국 백신 접종자에게 재개방할 계획이다.
한국인의 최고 인기 여행지로 꼽히는 일본은 격리 의무 규칙 등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시행 중이다. 백신 접종 완료자가 전체 인구의 60%를 넘었고, 감염자 수가 감소하면서 입국 규제를 점차 줄이고 있다. 이달부터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해외 입국자의 자율격리 기간을 14일에서 10일로 단축했다.
일본 정부는 현재 코로나 긴급사태 선언을 해제하고 방역 조치를 점차 완화하며 '위드코로나' 실험에 나선 상태다. 도쿄·오사카 등 19개 현은 지난 1일부로 음식점의 주류 판매 금지조치 및 오후 8시까지인 영업시간 제한조치를 해제했다. 대중교통 운영 시간 제한, 스포츠 경기 무관중 개최, 상업시설 영업 중단 등의 제한도 풀렸다.
다한 현재 우리나라 정부는 코로나 팬데믹을 고려해 전 국가·지역에 대한 특별여행주의보를 오는 11월 13일까지 한 달간 추가 연장한 상태다. 지난해 3월 23일 특별여행주의보를 처음 발령한 이후 계속 연장해왔다.
특별여행주의보는 단기적으로 긴급한 위험이 있는 경우 여행경보 2단계 '여행자제' 이상 3단계 '철수권고' 이하에 준하는 경보를 발령하는 것으로, 해외여행 계획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것을 권고하는 조치다.
외교부는 향후 국내 방역당국을 비롯한 관계 부처, 재외공관의 의견 수렴 및 국내·외 백신접종률, 백신접종증명서 상호인정과 여행안전권역 '트래블 버블' 협의 진행 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단계적 또는 지역별 주의보 해제를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발리섬이 있는 발리주에 코로나19 백신을 맨 처음 공급하는 등 관광 재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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