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민주당의 유력 주자인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키맨'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 구속에 대해 "유동규 사장 건은 개인 일탈"이라고 규정한 뒤 "후보 사퇴 주장은 지나치다"고 일축했다.
이 후보는 4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 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서울 공약 발표 및 기자간담회에서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유 전 사장과 정진상 전 경기도청 정책실장 등 측근들이 연루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어떤 책임을 지겠느냐'는 질문에 "휘하 직원의 일탈에 대해 (지휘선상에 있는)공직자가 사퇴하라고 하면 대한민국 모든 공직자가 다 사퇴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한국전력 직원 등 공직자가 뇌물을 받으면 대통령까지 사퇴해야 하느냐, 이런 주장은 지나치다"면서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후보 사퇴 등 책임론을 일축했다.
이 후보는 이날 공약발표에 앞서 30분 넘게 대장동 의혹 해명에 집중했다. 이 후보는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제도의 한계는 저의 부족함이고, 국민이 많은 상실감과 소외감을 느낀 것에 공감한다"면서 "개발이익을 완전히 환수하지 못해 상심을 드린 점은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유감"이라고 머리를 숙였다. 대장동 의혹 관련해 이 후보의 첫 유감 표명이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국민들이 더 이상 토건비리로 분노하고 상실감을 느끼지 않도록 불로소득 환수를 반드시 실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아울러 유 전 사장의 연루설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안타깝게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뇌물수수 사건에 전직 성남시 공공기관 본부장이 연루돼 구속됐다"며 "3000여명의 성남시 공무원과 1500여명의 산하기관 임직원 관리에 대한 책임은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제게 있는 게 맞고,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유 전 사장의 측근 얘기에는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공약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유 전 사장을 측근이라고 하는데 측근의 개념이 뭔지 모르겠고 언론에서 무리하게 엮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객관적인 팩트는 유 전 사장이 제 선거 도와준 건 맞고, 그 분이 나름 조직관리 역량이 있어서 시설관리공단을 맡았지만 현재 캠프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유 전 사장은 지난해 일방적으로 사표 내고 나가신 분"이라고도 했다. 이 후보의 해명은 대장동 의혹이 자칫 화천대유와 유동규, 정진상 등 성남시청 인연을 타고 후보 본인에까지 옮겨질 수 있다고 판단, 사전에 연결고리를 차단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3일 서울중앙지법은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과 뇌물 수수 혐의를 받는 유 전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영장 발부 이유에 대해 "증거 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에비후보가 서울시 중구 커뮤니티 하우스 마실에서 서울공약 발표회를 열고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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