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경선 최대 승부처인 호남에서 본선 직행을 사실상 확정한 이재명 후보의 당면과제는 '이낙연 끌어안기'다. 이낙연 후보 지지층이 반이재명 정서로 가득,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 속에 친문 진영으로 분류됐던 김두관 후보의 중도사퇴와 이재명 지지 선언은 희망을 낳게 한다. 3%포인트 이내로 승패가 갈리는 대선에서 이낙연 지지층 이탈은 너무나 뼈아프다. 그래선지 이재명 후보는 '원팀'을 강조했다.
26일 치러진 전북 경선 결과를 더한 민주당 누적 득표율을 보면, 이재명 후보는 53.01%(34만1858표)로 과반 선두를 유지했다. 이낙연 후보는 34.48%(22만2353표)로, 두 후보 간 격차는 18.53%포인트다. 이낙연 후보는 25일 광주·전남 경선에서 첫 1위에 오르며 희망을 이어갔지만 이날 전북 경선에서 다시 이재명 후보에 1위를 내주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특히 남은 지역순회 경선 일정이 부산·울산·경남과 서울 등 수도권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역전은 어렵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기대했던 결선투표의 가능성도 희박해졌다.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잠시 상처를 입기도 했지만, 최순실 변호를 맡았던 이경재 변호사가 화천대유 고문을 맡았고, 곽상도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으로 50억원을 수령하는 등 국민의힘 연루자가 계속해서 드러남에 따라 화살에서 비켜설 수 있었다. 여기에다 이날 전북 승리로 사실상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는 평가다.
문제는 강성 친문 지지층을 발판으로 서 있는 이낙연 후보다. 이들은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확정되면 낙선운동을 하겠다", "차라리 국민의힘 후보를 찍겠다", "투표하지 않겠다" 등 반이재명 정서로 가득하다. 이재명 후보 또한 이를 잘 알고 있다. 이재명 캠프 핵심 관계자는 "경선 과정에서는 심한 말도 오가고 감정싸움도 일어나는 게 다반사"라며 "결국은 승리한 쪽이 패배한 쪽을 끌어안아야 한다. 우리도 이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의 최종 후보가 되더라도 내년 대선까지 수많은 고비가 남아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이낙연 후보가 남은 경선에서 계속해서 네거티브 전략을 펼칠 경우 지지층 간 감정싸움이 더욱 격화될 수 있어 '원팀'은 실종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또 대장동 의혹이 계속해서 이재명 후보의 발목을 잡을 경우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대장동 의혹이 가라앉지 않는다면 이재명 후보가 본선 후보가 되더라도 후보교체론에 시달릴 수 있다"며 "과거 노무현 후보가 본선후보로 결정됐어도 후보교체론이 계속 나온 배경에는 기저에 서로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심리가 깊게 깔려 있던 것인데 이번에도 이럴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그간의 네거티브만으로도 캠프 간 화학적 결합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라면서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게 가장 중요한 문제이고 그래야 지방선거 등 다음이 있는데, 이재명 후보는 이 점을 부각하며 남은 선거기간 내내 반이재명 끌어안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6일 경선 최대 승부처인 호남에서 본선 직행을 사실상 확정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의 당면과제는 '이낙연 끌어안기'다.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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