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지난달 가석방 이후 첫 경영행보로 '청년 고용'을 선택하고 "'청년들의 희망'을 위해 최선을 다해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청년 실업률이 국가 최우선 과제로 대두한 상황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다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14일 서울 서초동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교육 현장을 방문한 김부겸 국무총리와 만나 함께 청년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의 청년 일자리 프로젝트인 '청년희망ON프로젝트' 파트너십을 맺고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통해 향후 3년간 매년 1만개씩 총 3만개의 청년 일자리 확대 효과를 거두겠다는 게 골자다.
먼저 삼성은 앞으로 취업연계형 SSAFY 교육생을 연간 1000명 수준에서 내년에는 2000명 이상으로 증원하기로 했다. 2018년 12월 시작한 SSAFY는 삼성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청년 소프트웨어(SW) 교육을 통해 취업난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멀티캠퍼스에서 진행되는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교육 현장에서 김부겸 국무총리의 모두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만 29세 이하 취준생 및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1년간 2학기(총 12개월)를 운영한다. 미취업 교육생들에 대한 월 100만 원의 교육보조금과 중식 제공, 교육 소프트웨어 제공, 강사 인건비 등을 모두 삼성 측에서 부담해 교육생들이 교육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SSAFY 프로그램 과정을 거친 1~4기 2087명 수료생의 취업률은 현재까지 약 77%(1601명)로 일부는 삼성전자에, 나머지는 신한은행, 신세계 I&C,
카카오(035720), 네이버(
NAVER(035420)), 쿠팡 등 국내외 대기업을 비롯한 544개사에 취업했다.
기존 외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아웃사이드를 비롯해 스마트공장, 지역청년활동가 지원사업 등도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달 첨단산업 위주 3년간 4만명을 직접 채용할 계획을 밝힌 것을 포함하면 3년간 총 7만개의 청년 일자리 만들기에 나서게 되는 셈이다.
특히 올해부터 비수도권 지역의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스타트업데이' 행사 후원을 시작하고, 지역 비정부기구(NGO)를 지원하는 청년활동가 지원사업을 새롭게 추가해 청년 인재들의 수도권 집중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9년 8월에도 SSAFY 광주 교육센터를 방문해 운영현황을 점검하고 교육생들을 격려하는 등 청년 고용 문제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다.
최근 취업제한 논란 등으로 인해 외부 활동을 자제했지만, 이번의 경우 정부에서 적극 추진하고 있는 청년 일자리 행사라는 점에서 다소 부담을 덜고 공식적으로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의 CSR 활동이 우리 사회에 더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CSR 방향성을 재정립하고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7.2%로 실업률(3.2%)보다 높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청년 구직단념자는 21만9188명으로 2015년 18만5254명보다 18.3%나 증가했고 청년 체감실업률도 25.1%에 달한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의 오일선 소장은 "기존에 4만명 고용 확대를 약속한 삼성과 청년 일자리를 늘려야 하는 정부 간 교집합 부분이 있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만남이 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도 큰 부담없이 공식적인 대외 활동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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