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헨리'에 뉴욕 역대급 폭우…재난사태 선포
2021-08-23 08:54:37 2021-08-23 08:54:37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허리케인 '헨리'가 미국 동북부 해안에 접근하면서 뉴욕에 역대 가장 많은 폭우가 쏟아졌다.
 
22일(현지시간) CNN방송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전날 뉴욕시 맨해튼 센트럴파크에서는 헨리의 영향으로 4.45인치(약 11.3㎝)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1888년 4.19인치(약 10.6㎝)를 넘어 뉴욕시 하루 강수량 신기록이다. 오후 10∼11시 강수량은 1.94인치(약 4.9㎝)로 역시 뉴욕시의 시간당 강수량 기록을 갈아치웠다.
 
뉴욕주 롱아일랜드 동쪽에서 북상하던 헨리는 이날 오전 11시께 열대성 폭풍으로 약화된 뒤 오후 12시15분께 로드아일랜드주 해안에 상륙했다. 이후 세력이 약화하기는 했지만 최대 지속 풍속이 시속 95㎞에 이를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었다. 뉴저지 뉴어크공항과 보스턴 로건국제공항 등에서 모두 1000대 이상의 항공편이 결항됐다.
 
뉴저지·코네티컷·로드아일랜드·메인주 등에서 모두 13만5000 가구 이상이 폭풍우 탓에 정전 피해를 겪는 것으로 집계됐고, 12만5000명이 사는 로드아일랜드주 워싱턴 카운티는 전체 주택 4분의 3이 정전됐다고 NYT가 전했다.
 
미언론들은 내륙 지역의 홍수 피해를 가장 우려했다. 펜실베이니아주 동쪽부터 시작해 뉴저지·뉴욕·뉴햄프셔주와 뉴잉글랜드 남부 일대에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이들 지역에는 7.5∼15㎝의 비가 내릴 것으로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가 예보했다.
 
NHC는 "헨리로 인한 폭우가 도시 지역의 돌발적인 홍수 피해를 상당히 일으킬 수 있다"며 "물이 범람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피해는 23일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소방당국은 뉴저지주 뉴어크에서는 물에 빠진 자동차에 있던 어린이 16명을 포함해 모두 86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해당 지역 대부분에 재난 사태를 선포하고 연방 재난관리청(FEMA)에 필요할 경우 뉴욕 등의 재난구호 작업을 도울 것을 지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개 연설에서 "다행히 더는 허리케인이 아니라 열대성 폭풍으로 격하됐지만, 우리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번 폭풍우로 해당 지역에 심각한 홍수, 정전 피해 가능성이 있다. 각 주의 준비, 대응, 복구를 돕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리케인 '헨리'의 영향으로 피해를 입은 미국 뉴저지주.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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