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한국 조선사들이 3개월 연속 세계 수주 1위를 기록하며 중국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아울러 1~7월 누계 실적은 200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본격적인 회복세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7월 한국 조선사들은 181만CGT, 24척을 수주하며 전 세계 점유율 45%를 달성했다. CGT는 선박을 건조할 때 필요한 작업량을 말한다.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401만CGT, 100척이다.
같은 기간 중국은 177만CGT, 49척을 수주하며 점유율 44%를 기록했다. 한국 조선사들이 수주한 선박 수는 중국보다 적지만 CGT는 앞서며 고부가가치 선박을 더욱 많이 주문받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은 40만CGT, 21척을 수주하며 10% 점유에 그쳤다.
올해 1~7월 수주 실적은 중국이 점유율 45%를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구체적인 실적은 1348만CGT, 474척이다. 2위 한국은 1276만CGT, 304척을 수주하며 43%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로써 지난 4월 8%p까지 벌어졌던 중국과의 점유율 격차는 2.4%p까지 줄었다. 아울러 한국의 이번 누계 수주 실적은 2008년 1550만CGT 이후 최대다.
최근 3년간 세계 1~7월 누계 선박 발주량은 △2019년 1693만CGT △2020년 949만CGT △2021년 2970만CGT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올해 실적은 3배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수주 호조에 힘입어 한국의 남은 일감도 5개월째 증가세다. 7월 말 기준 수주 잔량은 2687만CGT로 전년 동월보다 34% 증가했다. 전월과 비교하면 한국과 중국은 각각 5%, 3% 증가한 반면 일본은 1% 감소했다.
세계적으로 해운업이 호황인 데다 환경 규제 강화로 선박 교체 수요도 늘면서 조선업 수익 지표인 선가도 9개월째 상승세다.
8월 첫째주 신조선가지수는 144.5포인트를 기록하며 2011년 9월 140.6포인트 이후 10년 만에 140포인트대를 회복했다.
선종별로 보면 1만3000~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이 지난달보다 850만달러 오른 1억3850만달러를 기록하며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이밖에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은 500만달러 상승한 1억9600만달러, 원유운반선(VLCC)은 350만달러 상승한 1억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주 호황과 선가 상승이 계속되며 한국 조선사들은 올해 일찌감치 연간 수주 목표를 달성 중이다.
한국조선해양(009540)은 지난달 말 기준 174억달러를 수주하며 연간 목표 149억달러의 116%를 넘어섰고
삼성중공업(010140)과
대우조선해양(042660)도 올해 목표치의 각각 74%, 82%를 채웠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이르면 3분기에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선박 건조에 쓰이는 강판인 후판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점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철강사들은 원자잿값 상승과 수요 증가에 따라 후판 가격을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인상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조선사들은 예상되는 손실액을 2분기 대규모 공사손실충당금으로 반영하며 대비에 나섰다. 후판 인상분을 미리 반영하면 앞으로 선박 가격을 올리는 데 유리하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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