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미 전·현직 보건 당국 인사들이 부스터샷(3차 추가접종) 도입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델타 변이 확산과 백신 효과 지속성 여부 등에 따른 우려를 내비치며 이른 시일 내에 부스터샷 접종이 시작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8일(현지시간)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미국 NBC 방송에 출연해 면역 취약층 등에 대한 추가 접종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파우치 소장은 “면역 체계가 손상된 대부분의 사람이 코로나19 백신 효과를 얻지 못했다”면서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4월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우치 소장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부스터샷 접종 도입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데이터에서 명확한 증거를 확인하는 대로 면역력이 저하되지 않은 사람에게도 추가 접종을 권고할 준비를 마쳤다”면서 부스터샷 도입에 힘을 실었다.
그는 "현재 미 식품의약국(FDA)의 긴급 승인 상태에 머물러 있는 화이자 백신이 이달 중으로 완전히 승인되길 기대한다"며 "FDA의 공식 승인은 대학과 기업체 등의 백신 의무화 조치를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도 했다.
미국의 전·현직 보건 당국자들도 부스터샷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스콧 고틀립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국장은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면역 손상환자들에 대한 (부스터샷) 접종을 지금 당장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프란시스 콜린스 미 국립보건원 원장도 “우리는 원래의 우한 바이러스와 너무 다른 변이가 생겨 백신도 작동하지 않는 날을 걱정하고 있다. 부스터 샷을 서두르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이 부스터샷 접종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델타 변이 확산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백신 효과가 감소한다는 연구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스라엘은 약 열흘 전부터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했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에서도 다음 달부터 부스터샷 접종에 돌입한다. 이탈리아, 스페인도 부스터샷을 검토 중이다. 부스터샷이 델타 변이 확산을 막을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모더나 백신은 6개월 후에도 초기 예방효과와 별만 차이가 없는 93%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면역 효과를 위해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화이자 백신은 예방효과가 초기 95%에서 6개월 후 84%로 떨어지며 추가 접종 필요성을 더했다.
화이자의 연구 개발을 이끄는 미카엘 돌스텐 박사는 지난달 실적발표회에서 "백신 접종 후 6개월여 뒤 3번째 주사를 맞으면 중화항체 역가가 3배에서 최대 100배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델타 변이가 확산하는 와중에 이 같은 예비 데이터는 매우 고무적"이라고 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역시 명확한 연구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영구적인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라고 알려진다.
마이크 펜스(61) 미국 부통령이 지난해 12월 백악관에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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